[비즈니스포스트] 구본걸 LF 회장의 두 동생인 구본순·구본진 형제가 이끄는 LF네트웍스가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형제가 이끄는 LF네트웍스는 4년 전 LF에서 독립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LF네트웍스 핵심 자회사들이 부진한 수익성을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면서 독자 생존 기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LF네트웍스 자회사 수익성 부진 지속, LF 회장 구본걸 동생 구본순·구본진 홀로서기 난항

▲ LF네트웍스가 자회사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LF네트웍스는 구본걸 LF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구본진 형제가 이끌고 있다.


12일 LF네트웍스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구본순·구본진 형제가 이끄는 LF네트웍스 주요 자회사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F네트웍스는 자회사로 의류 사업을 영위하는 '트라이본즈'와 '파스텔세상', 리조트 사업을 담당하는 'LF리조트' 등 3곳을 두고 있다.

아동 의류 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 '파스텔세상'은 올해 5월 온라인 사업을 완전히 종료했다. 회사는 앞서 2월 통합 온라인몰 '파스텔몰' 운영 중단을 결정했는데 5월31일을 끝으로 고객센터 운영과 환불·반품 접수 등 남은 절차도 모두 마무리했다.

LF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17.5%를 보유한 구본걸 회장이지만 실질적 경영은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구본진 형제가 맡고 있다. 구본순 LF네트웍스 이사와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이사가 보유한 LF네트웍스 지분율은 각각 14.6%, 12.1%다.

최근에는 구본진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체제가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현재 트라이본즈의 대표이사에는 구본진 대표만 올라있다. 구본순 이사는 올해 3월31일 트라이본즈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뒤 사내이사만 맡고 있다. 파스텔세상 역시 구본진 대표가 2023년 8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구본순 이사는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LF리조트는 2021년 8월부터 전문경영인인 김기준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구본순·구본진 형제는 사내이사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LF네트웍스가 현재 두 형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배경에는 LF 오너일가의 계열분리 작업이 있다.

범LG가는 오랫동안 장자 중심 승계 원칙을 이어오고 있다. 장자가 주력 계열사를 맡고 다른 형제들은 별도 사업을 통해 독자 경영에 나서는 방식이다. 구본걸 회장의 아버지인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역시 구자경 전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LF그룹에서 형제 사이의 계열분리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2022년이다. 당시 LF네트웍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LF디앤엘(옛 고려조경)을 신설했으며 보유하고 있던 LF 지분 전량을 LF디앤엘로 넘겼다.

이에 따라 2022년 7월부터 LF의 특수관계인 명단에서 LF네트웍스가 빠지고 LF디앤엘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LF디앤엘은 현재 구본걸 회장의 장남 구성모씨가 지분 91.58%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걸 회장 측의 승계 작업과 함께 구본순·구본진 형제 측의 독자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LF네트웍스 자회사 수익성 부진 지속, LF 회장 구본걸 동생 구본순·구본진 홀로서기 난항

▲ LF네트웍스의 자회사 '트라이본즈'는 2024년 의류 브랜드 '밥캣어패럴'의 사업을,  2025년에는 신발 브랜드 '포멜카멜레' 사업을 중단했다. 사진은 밥캣어패럴 브랜드 이미지. <밥캣어패럴>


다만 파스텔세상 사례에서 보듯 계열분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LF네트웍스의 의류 사업은 LF가 보유한 브랜드의 라이선스 사업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트라이본즈는 LF로부터 '닥스셔츠' 라이선스를, 파스텔세상은 '닥스키즈'와 '헤지스키즈'를 확보해 성장했다.

그러나 LF가 2024년 파스텔세상과 맺은 닥스키즈·헤지스키즈 라이선스 계약을 조기 종료하면서 위기가 닥쳤다. 이 과정에서 구본걸 회장과 구본순·구본진 형제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형제들이 보유한 LF 지분 정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사업 협력 관계 일부는 유지되고 있다. LF는 2025년 7월 트라이본즈와 닥스셔츠의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했다.

다만 LF네트웍스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최근 악화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구본순·구본진 형제의 온전한 독자 경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파스텔세상의 순손실 규모는 2023년 26억 원, 2024년 6억 원, 2025년 95억 원으로 확대됐다. 트라이본즈 역시 같은 기간 24억 원, 24억 원, 9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트라이본즈는 지난해 말 자체 신발 브랜드 '포멜카멜레' 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F리조트 역시 LF네트웍스의 뚜렷한 성장축으로 자리잡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LF리조트는 2020년 12월 설립된 비교적 신생 법인이지만 최근 3년 동안 매년 3억 원 안팎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LF네트웍스는 2022년부터 계열분리 작업이 진행돼 온 별도의 회사"라며 "관련 내용에 대해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