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사의 미래 비전을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해양진흥공사는 2016년 한진해운 파산과 현대상선(HMM)의 장기 경영부진 등 국내 해운산업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설립된 공기업이다.
안 사장은 지난 2024년 9월 공사의 제3대 사장으로 임명됐고, 임기는 2027년 10월1일까지다.
이날 행사는 공사가 최근 구축한 국내 선사들의 선박금융 분야 데이터베이스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데이터베이스는 앞으로 국내 선박금융 관련 정책 수립과 선사들의 경영 전략에 활용될 예정이다.
안 사장은 “공사의 기본 업무는 선박금융, 항만·물류 자산 대상 금융”이라면서 “해양 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투자가 많아지려면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해양진흥공사와 같은 정책금융 기관에 더해 민간 부문의 해양산업 대상 금융투자가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금융기관 별 국내 선박금융(실행금액 기준) 비중은 외국계 금융기관이 66%, 한국 정책금융기관이 27%, 한국 민간 부문이 7%로 집계됐다.
선박금융을 통해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음에도 외국계 자본이 한국선사로부터 파생된 선박 투자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는 게 안 사장의 설명이다.
발표 후 공사가 2대주주(지분율 35%)로 있는 컨테이너선사 HMM의 민영화(보유 지분 매각)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그는 “앞서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월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이 민영화보다 우선”이라며 “2026년 말까지 이전 관련 계획 수립을 마친 뒤에 본사 이전이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운 산업에서는 ‘신속한 매각’보다는 해운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수위권 선사로 도약시킬 수 있는 차원의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방향성을 정하고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데, 현재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는 매각 관련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HMM 외에도 다른 선사들의 부산 집적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해양강국·해양도시를 조성하려면 선사와 화주들이 있어야 한다. HMM 한 곳이 온다고 완성이 될 수 있겠는가”라며 “특히 해운 클러스터 또는 해양산업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해운기업, 항만기업, 물류기업의 집적으로 해양산업에 특화해야 전체적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중점 사안으로 △선박 조각투자 △한국형 선주사업 △해운거래소 출범 등을 꼽았다.
그는 “선박 조각투자는 ‘국민 선주제도’”라며 “선박을 기초 자산으로 해서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지만 늦어지는 바람에, 자본시장법 등 기존 법에 따라 조각투자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했다”고 했다.
공사는 6월 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9월 경 최대 400억 원 규모의 선박 조각투자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사가 보유한 선박 1척을 유동화 해 증권을 한국거래소(KRX)에 상장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선박 용선료로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들의 지분에 비례해 돌려주는 구조다.
선주 사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박 19척에 올해 말까지 4척을 더하고, 2028년까지 선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자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운거래소 사업은 싱가포르 거래소, 영국 런던 발틱거래소와 같은 해운 분야의 거래소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해운 운임 선도거래 뿐 아니라 선박·친환경 연료 등까지 주고받는 해양거래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2028년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