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전기차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 매력적 평가 나와, "전쟁 끝나도 우위 지속 전망"

▲ 노란색의 테슬라 전기차가 5월22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도로 위를 주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에서 이전까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팔리던 전기차가 자체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한 데다 저가형 전기차 출시까지 맞물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논평을 내고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저가 전기차 확대가 맞물리면서 유럽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유럽 자동차 판매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2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그동안 유럽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축소 시 판매가 급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독일 공영방송인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2023년 독일이 전기차 보조금을 중단하면서 당시 전기차 등록 대수가 27.4% 감소했다. 

프랑스 또한 전기차 보조금 자격 기준을 강화하면서 시장이 어려움에 처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았음에도 판매가 증가하는 현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저가 전기차 공급이 확대되면서 차량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프랑스 완성차 기업 르노는 영국에서 2만 파운드(약 4100만 원) 이하 가격의 전기차 ‘트윙고’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전문지 트랜스포트앤드인바이런먼트에 따르면 2025년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은 저가 도심형 모델 확대로 2024년보다 4% 낮아졌다.

유가 상승도 전기차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영국 휘발유 가격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20% 상승해 리터당 1.58파운드(약 3270원) 수준에 도달했다.

반면 전기차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충전하면 전력 요금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는 장점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오로라에너지에 따르면 영국에서 심야 전기요금제를 활용할 경우 전기차 주행 비용은 1마일(약 1.6㎞)당 약 2펜스(약 40원)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휘발유 차량 운행 비용의 약 8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차량 구매비와 운행비를 모두 합친 총소유비용(TCO) 기준으로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란 전쟁이 끝나서 향후 전기요금 할인 폭이 축소되고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전기차의 경제성 우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