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이 2년 가량 공들여 준비한 상생 티켓 예매 플랫폼 '투더문'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투더문은 단순 티켓 예매를 넘어 문화예술 생태계와 연계한 상생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상생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 저변을 넓히는 데 투더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2년 준비한 야심작 '투더문' 출격, 정진완 '상생 플랫폼' 기반 고객 확대 시동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플랫폼 사업을 통해 고객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생형 예매 플랫폼 ‘투더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투더문은 현재 웹페이지 형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용 모바일 앱(어플리케이션)은 현재 앱 마켓 심사 진행 중으로 5월 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더문은 공연 탐색부터 예매, 콘텐츠 소비까지 아우르는 통합 문화 플랫폼이다. 성수와 홍대, 이태원 등 주요 문화 상권을 중심으로 공연 정보를 제공하며 공연 티저 영상이나 아티스트 인터뷰, 비하인드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한다. 

이러한 구성만 보면 기존 티켓 플랫폼과 차별점을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투더문은 ‘상생’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창작자와 관객 간 연결 구조를 강화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신진 아티스트와 중소 공연기획사가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신한은행이 소상공인 지원과 상생을 목표로 출시한 공공형 배달앱 ‘땡겨요’와 비슷한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땡겨요와 투더문은 상생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비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의 일상 속 접점을 넓히는 구조도 비슷하다. 

이처럼 은행들이 이종산업인 비금융 플랫폼 확장에 공을 들이는 데는 분명한 배경이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된데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급성장으로 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익구조도 이자이익 중심에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금융 본연의 업무를 넘어 고객 일상을 점유할 수 있는 ‘생활 플랫폼’ 경쟁력 확보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오른 셈이다. 

정 행장은 올해 첫 번째 경영 목표로 고객 기반 확대를 내걸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을 확대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우리은행의 플랫폼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 앱 ‘우리WON뱅킹’에 비은행 계열사 서비스를 결합해 2024년 11월 슈퍼앱으로 전환했지만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1년 이상 늦은 행보다. 

정 행장은 이에 대응해 우리WON뱅킹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 작업을 이어왔다. 

조직 체계 또한 플랫폼 중심으로 손질했다. 정 행장은 1월 정의철 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총괄을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영입하고 기존 WON뱅킹사업부를 플랫폼사업부로 개편했다.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BaaS(서비스형 뱅킹) 사업과 비대면 연금 마케팅 기능을 통합해 실행력을 높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투더문은 우리은행 플랫폼 전략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은행 2년 준비한 야심작 '투더문' 출격, 정진완 '상생 플랫폼' 기반 고객 확대 시동

▲ 투더문 웹페이지 캡쳐. <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은 2024년 5월부터 관련 사업 분석을 진행하고 지난해 8월 전산 개발에 착수하는 등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투더문을 위한 별도의 전담 조직을 신설해 추진력을 높이기도 했다. 

출시에 앞서 국내 여가·여행·공연 예매 분야 1위 기업 놀유니버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협업 기반을 구축하기도 했다. 

놀유니버스 자회사 ‘놀씨어터’가 운영하는 공연장에 네이밍 스폰서십을 적용하고 ‘놀티켓’의 공연·전시·스포츠 콘텐츠를 연동해 고객 접근성과 판매 채널을 동시에 확장했다. 플랫폼 출시 전부터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 작업을 이어온 것이다. 

더군다나 투더문이 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결제 기술을 시험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등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을 의미한다.

티켓 예매는 소액 및 고빈도 결제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대표적 생활 서비스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신규 결제 방식을 도입해 기술력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특히 K팝 공연 등 글로벌 수요가 높은 콘텐츠는 외국인 결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실험이 가능한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선제적 적용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더문을 통해 창작자와 관객이 지속 연결되는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플랫폼 기반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참여자 모두가 상생하는 구조를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