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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함영주 조용병, 연임가도에 걸림돌 없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11-27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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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은행장 인사에도 박근혜 게이트가 영향을 끼치게 될까?

박근혜 게이트로 민간은행장의 인사에 정부의 입김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조금이라도 휩싸일 경우 엄청난 부담을 안을 수도 있게 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박근혜 게이트에 촉각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등이 2017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이광구 함영주 조용병, 연임가도에 걸림돌 없나  
▲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재임기간에 우리은행의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리고 자본적정성도 강화해 민영화 일등공신으로 평가되는 만큼 과점주주들의 신임을 얻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한때 정부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차기 행장으로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위해 압박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박근혜 게이트로 힘을 잃고 있다.

민간은행 관계자는 “박근혜 게이트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국책은행에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성공해 이 행장이 과점주주들의 지지만 확보한다면 연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행장이 박근혜 정부 들어 금융권의 인맥으로 부상한 '서강금융인회(서금회)'라는 배경으로 우리은행장에 오른 만큼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노조통합도 순조롭게 이뤄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보증신용장을 통해 수억 원을 빌려준 사실이 확인된 점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KEB하나은행 측은 정유라씨에게 합법적으로 돈을 빌려줬으며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유라씨가 대출상환능력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힘든 대학생 신분인 점을 감안하면 KEB하나은행이 돈을 빌려준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며 “검찰의 수사결과를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신한은행이 정부의 영향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연임 여부에 박근혜 게이트가 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은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데 회장후보 선임결과가 연임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돈을 주고받는 과정을 주관하는 기관이고 외부압력을 받기도 쉽다는 특성상 정치권의 비리에 언제 어떻게 연루될지 모른다”며 “박근혜 게이트의 파장이 가라앉기 전까지 은행장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지주 회장도 예외 아니다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도 박근혜 게이트의 영향을 어떤 형태든 받게 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의 경우 국민은행장을 계속 겸직할지가 주목된다.

  이광구 함영주 조용병, 연임가도에 걸림돌 없나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윤 회장은 2014년 11월에 취임한 뒤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그동안 금융당국으로부터 행장을 내놓을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금융당국의 인사개입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여 윤 회장은 행장 겸임을 놓고 좀더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내년 11월 임기가 끝나는데 KB금융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잗치를 마련할 힘도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순실씨가 국민은행을 주로 이용한 정황이 포착된 점은 윤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은행은 최순실씨 일가에 2005~2015년 동안 10번에 걸쳐 60억 원가량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에 국민은행 봉은사로지점에서 5억 원을 인출했는데 이 지점의 건물주는 최씨의 언니인 최순득씨 부부다.

국민은행의 한 지점이 최순득씨의 딸인 장시호씨의 해외 편법투자를 도와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씨는 유령법인을 세운 뒤 그 법인을 통해 베트남의 유치원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이용했는데 이 과정을 국민은행의 한 지점이 도왔다는 것이다.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도 부산 엘시티사업과 최순실씨 연루의혹이 제기돼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엘시티 개발사업을 주도한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은 건설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최근 검찰에 검거됐는데 이 회장은 최순실씨와 같은 친목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1월에 엘시티 측에 3800억 원을 빌려줬으며 개발사업 주주로도 참여했는데 이를 놓고 최씨의 비호를 받은 이 회장에게 특혜대출을 내준 것 아니냐는 말을 듣고 있다.

이런 의혹이 어떨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성 회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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