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중소형 올레드 생산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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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중소형 올레드(OLED)’ 생산 확대를 가속화하며 선두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고 있다.
정철동 사장은 OLED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 협력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해왔다.
또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으로 약 2조 원의 현금이 유입되 중소형 OLED 설비투자를 더 공격적으로 늘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디스플레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이 오는 9월 출시할 아이폰16용으로 공급하는 OLED 패널 물량을 전작 대비 훨씬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9월10일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지연되면서 초기 OLED 패널 공급량이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품질 테스트를 마치고 OLED 초도물량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 2종에 탑재되는 약 3천만 대의 OLED 패널을 납품했는데, 올해는 아이폰16프로·프로맥스에 들어가는 약 4천만 대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OLED 물량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BOE가 애플에 납품할 OLED 패널 수율(완성품 비율)을 아직까지 잡지 못하면서, 관련 물량이 LG디스플레이로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아이폰16 모델의 출하 비중 확대로 물량 증가와 가격상승 효과가 동시에 발생하는 가운데 중국 경쟁사 수율 부진에 따른 물동량 이전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하반기 중소형 OLED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8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상반기 출시되는 보급형 아이폰 SE4용으로도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SE 시리즈는 중국 BOE로부터 OLED를 납품받아왔는데, LG디스플레이가 처음 진입할 기회가 열린 것이다.
해외 IT매체 맥루머스는 “BOE는 이전에 OLED 아이폰 패널의 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를 보조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로 끌어들이는 것은 애플이 안전망을 갖추는 방법”이라며 “아이폰 SE4의 양산은 올해 10월에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소니 딕슨이 공개한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 모형. < 소니 딕슨 X(트위터) > |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중소형 OLED 시장 경쟁에서 삼성디스플레이에 크게 뒤처졌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세계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13%로, 삼성디스플레이(37%)는 물론 BOE(15%)에도 밀렸다.
LCD에서 OLED로 사업 중심을 옮긴
정철동 사장은 중소형 OLED 위주로 증설 투자를 진행, 삼성디스플레이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 1조2925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증자 금액을 OLED 시설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약 2조7천억 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한 투자 재원은 협력사인 야스, 아바텍, 우리이앤엘 지분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마련하고 있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 대표에 취임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체질개선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국 광저우 LCD 공장까지 매각이 마무리되면 최대 2조 원의 실탄을 확보한다. 매각 자금은 역시 OLED 설비 증설에 대부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1일 광저우 LCD 생산법인의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가전업체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규화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저우 LCD 공장 매각에 관한 우려도 있으나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도 모바일 부문에서 최대 생산능력에 육박하는 물량(약 7천만 대 수준)을 확보해 이익 개선세가 가파를 것으로 상된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