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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다시 시작된 KDB생명 인수전에 시큰둥, 인수 최우선은 증권사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11-29 15: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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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지주가 다시 매물로 시장에 나올 KDB생명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내기 좋은 증권사를 우선 인수 대상으로 꼽고 있어 보험사 인수는 증권사를 품은 뒤에나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다시 시작된 KDB생명 인수전에 시큰둥, 인수 최우선은 증권사
▲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KDB생명보험 인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지주 사옥.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내년 2분기를 목표로 매각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KDB생명보험 인수전에는 뛰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28일 산하 사모펀드(PEF)인 KDB칸서스밸류가 가진 KDB생명보험 지분 92.7%의 매각을 공고했다. 앞서 4월 사모펀드 JC파트너스에게 매각하려던 계약을 취소한 뒤 7개월 만이다.

산업은행은 2023년 1분기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분기에 매각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산업은행의 KDB생명보험 매각 재추진 소식이 전해지며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인수를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를 노리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는 KDB생명보험 인수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DB생명보험 매각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에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어 모든 매물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 인수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를 인수하기 전에는 보험사 인수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에만 2번의 보험사 인수 기회가 찾아왔지만 적극적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우리금융지주는 8월 MG손해보험이 시장에 나왔을 때 원론적 인수 검토에 그쳤으며 9월 카디프생명이 시장에 나왔을 때는 실무진의 인수 추천이 있었지만 사외이사진이 반대하며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외이사진은 증권사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험사 인수에 먼저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 부문의 불안정성이 아직 커 우리금융지주가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보험 부문을 꼽지 않은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현재 보험업계에는 대기업 및 다른 금융지주들의 계열사들이 들어와 있는 데다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테크 기반 회사도 진출한 상태로 치밀한 전략없이 어중간한 규모로 발을 들였다가는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국내 보험업계가 처한 상황도 만만치 않다. 금리 인상으로 보험사들이 가진 투자 채권의 가치가 떨어져 자산 규모는 위축됐고 레고랜드 사태로 보험사의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 

우리금융지주가 지금 보험사를 인수하면 수많은 기존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가뜩이나 불안한 업황 속에서 치러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2023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도 우리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기존 회계기준에서 원가로 평가되던 보험부채가 새로운 기준에서는 시가로 평가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갑자기 커질 수 있는 보험부채에도 일정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열을 올려왔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지금 보험사를 인수하기보다는 IFRS17이 적용된 2023년 이후부터 인수 매물을 검토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권사 인수는 우리금융지주 안에서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알려졌다. 

증권업이 기존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은행, 우리종합금융 등과 투자금융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은행업과 증권업은 금리 변동기에 서로 실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어 금융지주 전체의 안정성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의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바라본다. 

손 회장은 파생결합상품(DLF)에 이어 라임펀드까지 문책경고 징계를 받아 연임을 위해서는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손 회장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진에 거취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외이사들도 손 회장이 거취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해 법적 다툼에 나서기로 결심한다면 소송 준비와 함께 손 회장이 추진해 온 증권사 인수도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을 기반으로 진행될 수 있겠지만 소송에 나서지 않는다면 증권사 인수 속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에서 하나금융지주에 약 1900억 원 밀렸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이 하나은행보다 순이익에서 약 1300억 원 앞섰지만 비은행 부문이 약 8천억 원 뒤처진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돼 증권사 등 비은행 부문의 빠른 보강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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