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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금금리 인상도 인하도 부담, 금통위 금리인상 앞두고 눈치게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11-21 16: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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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 당부에 예금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시중은행은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발표 이후 고객 예금 유치를 늘릴 수 있는 적절한 예금금리 수준을 찾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예금금리 인상도 인하도 부담, 금통위 금리인상 앞두고 눈치게임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을 놓고도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2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이전과 달리 공격적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으로 고객 예금이 몰리는 현상을 막고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중은행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금통위를 앞두고 지난달과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아직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예금금리를 또 다시 경쟁적으로 올릴 경우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의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몰려 금융시장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은 최근 몇 개월 동안 한국은행 금통위가 열리는 날이면 기준금리 인상 발표가 나기 무섭게 예금금리 인상 소식을 알리며 예금 유치에 나섰다.

10월만 보더라도 12일 금통위 당일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각 예금금리 인상 소식을 알렸고 이후 다른 은행들도 순차적으로 예금금리 인상 계획을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예금 유치를 위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 이상으로 예금금리를 올릴 때도 많았다.

우리은행은 10월 금통위 이후 특정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1.0%포인트 올렸다.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 0.5%포인트의 2배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흐름이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공시제도가 새로 도입된 뒤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바라본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이자장사 비판이 커지자 이를 막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8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결과 시중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예금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를 통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을 압박한 뒤 이번에는 인상 자제를 유도하는 셈인데 현재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혹은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예금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가져와 고객 자금 이탈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높은 금리를 주는 쪽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현상은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쟁적 예금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소비자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인데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의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시중은행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한 것도 현재 금융시장의 이와같은 특성을 잘 보여준다.

금융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금융당국 권고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만큼은 예금금리 인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시중은행 한곳이 상대적으로 금리를 많이 올리면 이를 따라가는 눈치싸움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 등에 따른 자금시장의 어려움 속에서 은행채 발행이나 해외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대출과 각종 지원정책 등에 쓰일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예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저원가성 예금도 정기예금으로 계속 빠지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 자금조달의 유일한 원천은 사실상 정기예금밖에 없다”며 “어떤 은행에서 예금금리를 먼저 올리면 다른 데서도 따라 올리는 시중은행 간 예금금리 눈치싸움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인상 제한에 따라 향후 예대금리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예대금리차가 줄었던 이유가 여신보다는 예금 경쟁으로 예금금리가 올라간 영향이 더 크다”며 “앞으로 예금금리 인상폭이 줄면 다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8월 새롭게 도입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는 지금까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발표된 10월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모두 1%포인트 미만으로 나왔다.

8월 공시제도 도입 이후 4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가 1%포인트 아래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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