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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선점할 기회 잡아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5-04 13: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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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미국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선점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혈액암 치료 바이오의약품인 리툭산은 올해 12월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데 셀트리온은 산도즈와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선점할 기회 잡아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이 산도즈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트룩시마 허가승인을 먼저 받는다면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리툭산의 미국 특허 만료를 앞두고 미국 식품의약국이 산도즈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판매승인을 보류하면서 셀트리온이 미국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리툭산은 로슈가 판매하고 있는 혈액암 치료 바이오의약품으로 지난해 매출만 8조 원에 이른다. 리툭산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의약품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세계 최초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의 판매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4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시장을 선점하는 제품이 시장의 파이를 독차지하는 구조라 최초로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유럽과 미국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했다.

셀트리온의 트룩시마 역시 유럽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트룩시마는 올해 1분기 영국에서 리툭산시장을 85%가량 대체했고 독일에서도 45%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전체로 보면 트룩시마는 리툭산시장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회사는 산도스다. 산도스는 릭사톤이라는 제품명으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는데 유럽에서 셀트리온보다 2개월가량 출시가 늦어지며 유럽시장 점유율에서 셀트리온에 밀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에도 트룩시마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산도스는 이보다 3개월이 늦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에 릭사톤 판매허가 신청을 냈다.

미국에서 리툭산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6400억 원(40억달러)으로 글로벌시장의 약 53%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12월 특허가 만료된다.

셀트리온과 산도스는 미국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었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도 산도스보다 3개월 앞서 판매허가를 신청했기에 미국에서도 산도스를 제치고 최초로 판매허가를 받을 것이 유력했다. 다만 12월 특허만료 이전에 둘 다 허가를 받고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은 올해 4월 초 셀트리온에 트룩시마 판매승인을 보류하겠다는 '허가보류 검토 완료 공문(CRL)'을 발송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해 7월 판매허가를 신청한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에 대해서도 CRL을 같이 보냈다.

셀트리온이 CRL을 받은 배경은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으로 받은 공장실사와 관련이 깊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기업의 생산시설을 방문한 다음 위험성이나 규제 위반의 가능성이 보이면  'Form483'을 적극적으로 발송한다.
 
셀트리온,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선점할 기회 잡아
▲ 셀트리온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미국 식품의약국의 Form483은 판매 중인 의약품 보고서인 'EIR'과 미승인 제품의 문제점을 지적한 'CRL'로 나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하순부터 열흘 가량 미국식품의약국으로부터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과 관련해 현장실사를 받았고 이후 12가지 개선사안을 담은 Form483을 셀트리온에 보냈다.

의약품 제조사는 Form483을 통보받으면 정해진 시간 내에 결함을 수정해야 하고 상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미국 식품의약국은 한 단계 수준 높아진 경고장(Warning letter)을 보내는데 셀트리온은 올해 2월에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셀트리온이 4월 CRL을 수령하면서 트룩시마 판매승인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 요구에 맞춰 제조 공정이나 임상데이터 등의 자료를 보완해 추가 심사를 받게 됐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 미국 판매허가 예상일정이 최소 몇 개월 뒤로 밀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산도스에 미국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의 기회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은 2일 산도스의 릭사톤에 대해서도 CRL을 발송했다. 올해 12월 미국 특허 만료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려던 산도스는 역시 릭사톤 출시일정이 밀리게 됐다.

반면 셀트리온은 미국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의 기회를 다시 얻은 것이다.

산도스가 올해 12월 리툭산 미국특허 만료 이전에 판매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셀트리온의 트룩시마는 미국에서 최초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고 시장 선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일한 조건이라고 가정하면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셀트리온의 트룩시마가 미국에서 최초로 출시되는 '퍼스트무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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