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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쇼핑 자금조달 발등의 불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3-04 18: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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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쇼핑 자금조달 발등의 불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예상을 깨고 롯데쇼핑 등기이사직에 재임한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위기에 처한 롯데쇼핑 수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4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신헌 롯데쇼핑 사장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재선임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고 등기이사직만 유지해 왔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자 경영책임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올해로 2년 임기가 끝나는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차였다.


신 회장이 예상을 깨고 등기이사로 남는 것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쇼핑 수습에 앞장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강등은 부채비율이 상승한 탓인데, 부채비율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 해외사업 확대를 주도한 것도 바로 신 회장이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지난달 28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낮췄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롯데쇼핑의 높은 차입금 수준, 지속적인 점포 확장, 상당한 규모의 차입금 축소 조치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번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2012년 A3 등급에서 Baa1 등급으로 강등된 된 이후 또 다시 Baa2 등급으로 강등되자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Baa2 등급에서 또 다시 하락하게 된다면 Baa3 등급이 된다. Baa3 등급은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2012년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하이마트를 1조2500억 원에 인수한 지 세 달 만에 이루어졌다.


롯데쇼핑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디스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CEO 스코어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2009년 85.5%에서 지난해 130.3%로 4년 동안 44.8% 포인트 증가했다. 부채총액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부채총액은 2009년 11조1977억원에서 지난해 22조473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해외사업 부진이 부채가 늘어난 핵심요인으로 지적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3년간 해외에서 백화점 3개, 대형마트 25개를 신규출점했다. 해외설비 투자비용은 9천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외사업은 지난해에만 1680억 원의 영업손실이 나는 등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부채감축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해외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등 18개 매장을 싱가포르거래소(SGX), 부동산투자신탁(REITs) 시장에 상장 후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현지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요구해 매각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금리부분의 이견 때문에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각이 난항을 겪거나 좌초하는 상황이 아니고, 정상적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2011년 발행한 해외 전환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 신청일이 다가오는 것도 문제다. 롯데쇼핑은 당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9789조 규모의 달러화와 엔화 표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청약이 이뤄진 시점에서 롯데쇼핑 주가는 52만5천 원, 전환가액은 24%의 프리미엄이 붙어 65만 원에 책정됐다.

그러나 전환사채 발행 후 롯데쇼핑 주가가 50만 원대에서 30만 원대로 떨어졌다. 주가가 하락하면 손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가 한꺼번에 몰리면 롯데쇼핑은 또 다시 자금조달에 나서야한다. 전환사채 만기는 내후년이지만 조기상환청구권 행사는 오는 7월부터 가능하다.

증권업 관계자는 “만기금을 갚기 위해서 1조 원에 해당하는 회사채를 다시 발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1조 원을 원금 그대로 상환하기보다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교환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 악화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꾸준히 하락세다. 4일 롯데쇼핑 주가는 전일 34만 원에서 1.76% 포인트 감소한 33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롯데쇼핑이 발표한 ‘인천터미널 복합단지 마스터플랜’과 정부의 내수정책 활성화가 롯데쇼핑 주가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결국 롯데쇼핑은 영업실적 개선을 주가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국내 소비심리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의 적자 축소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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