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1300억 투자해 역대 최대 규모 8공장 짓는다, AI 반도체 장비 증설

▲ 한미반도체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장비 공급부족(쇼티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머큐리로부터 공장을 매입하고, 8공장을 구축한다고 18일 밝혔다. 한미반도체가 매입하는 머큐리 공장 전경. <한미반도체>

[비즈니스포스트] 한미반도체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장비 공급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3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신규 투자를 단행한다.

기존 공장을 인수해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증설 기간을 단축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장비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미반도체는 18일 머큐리로부터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6230평 규모의 공장을 매입해 '8공장'으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매입가는 560억 원이며 리모델링과 첨단 생산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약 1300억 원이다. 양산은 2027년 2분기부터 시작한다.

한미반도체가 보유한 공장 가운데 8공장은 역대 최대 규모다.

신규 공장을 처음부터 건설하는 데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 공장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생산 인프라 구축 기간을 줄이고 글로벌 고객사의 급증하는 장비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8공장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열압착(TC)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더를 비롯해 AI 반도체용 2.5D 패키징 장비,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활용되는 BOC·COB 장비 등 차세대 반도체 장비를 생산한다.

한미반도체는 2025년 하이브리드 본더 생산시설인 7공장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2027년 상반기 7공장이 완공되고 8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면 한미반도체의 전체 생산라인 규모는 3만4318평으로 확대된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HBM용 TC 본더 및 하이브리드 본더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투자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른 장비 쇼티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HBM뿐 아니라 AI 시스템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장비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장비 주문 이후 납품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이 길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생산능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생산 확대를 위해 대만 AUO와 PSMC로부터 팹(공장)을 인수하는 한편 싱가포르와 미국, 일본 등에서 HBM 패키징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제조시설 투자 규모를 기존 20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TSMC 역시 대만에서 향후 5년 동안 25개의 팹을 추가 건설하고 미국 애리조나에도 4개 이상의 팹을 추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투자 규모는 총 2650억 달러로 확대하며 현지에 팹 10개와 첨단 패키징 시설 2개, 연구개발(R&D)센터 1개를 구축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테슬라·xAI 등도 AI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대규모 생산시설인 '테라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테라팹에는 1190억 달러가 투입되며 2028년부터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과 앰코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등도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및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시장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은 전년 대비 23.2% 증가한 1659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어 2027년 2012억 달러, 2028년 2295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고객사의 제조시설 투자 계획에 맞춰 반도체 장비를 적기에 공급하는 역량이 장비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7공장과 신규 8공장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CAPA)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