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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하드디스크 인수해 SSD 경쟁력 확보할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3-13 14: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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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가 하드디스크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SSD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저장장치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런 효과를 노려 하드디스크업체와 꾸준히 협력방안을 찾고 있는데 도시바의 반도체사업에 이어 하드디스크사업도 인수할 경우 강력한 고객사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도시바 하드디스크 인수해 SSD 경쟁력 확보할까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13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도시바가 글로벌 하드디스크와 SSD시장에서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도시바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하드디스크시장에서 2015년 16%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점유율이 24%로 급증했다.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SSD시장에서 지난해 도시바의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웨스턴디지털, 인텔에 이어 8.5%로 4위를 차지했다. 연간 매출이 114% 급증하며 시장지배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도시바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에 하드디스크와 SSD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점이 급성장에 기여했다”며 “향후 서버분야에서 저장장치 수요증가에 대응해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SSD시장에 앞서 진출한 성과로 39%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텔은 서버용 프로세서시장을 독점하며 서버업체를 중심으로 SSD 공급을 늘리고 있다.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의 경우 낸드플래시와 하드디스크 기술력을 모두 보유한 몇 안 되는 업체로 글로벌 SSD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도시바는 반도체기업으로 출발해 2009년 후지쯔의 하드디스크사업을, 웨스턴디지털은 하드디스크기업으로 2015년 반도체기업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이런 사업구조를 갖춰냈다.
 
하드디스크업체가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확보할 경우 기존에 저장장치를 공급하던 PC와 서버고객사의 SSD 전환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하드디스크사업을 2011년 시게이트에 매각하기 전까지 SSD 시장확대 초기에 이런 효과를 톡톡히 봤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점유율 4~5위를 유지하며 기술력도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SSD시장에서 점유율은 8위권 밖으로 밀려있다.
 
SK하이닉스가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공급에 집중하며 SSD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고객사와 적용분야 다변화는 낸드플래시사업의 본격적인 확대를 위해 중요하다.
 
SK하이닉스가 최근 하드디스크업체 시게이트와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대목에서 이런 고민을 충분히 안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시게이트 등 하드디스크 기술력을 갖춘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SSD를 포함한 포괄적인 기술협력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낸드플래시사업 지분을 인수할 경우 도시바의 하드디스크 기술력과 고객사를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저장장치 전문매체 스토리지리뷰에 따르면 도시바는 낸드플래시사업을 매각할 경우 하드디스크사업을 어떻게 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담당하는 메모리사업부와 하드디스크 및 SSD사업을 하는 저장장치사업부를 별도로 두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지분을 매각하기 전부터 하드디스크사업 중단을 검토해왔다. 매각을 위해 낸드플래시사업을 분사할 때 하드디스크사업도 공동매물로 내놓을 공산이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낸드플래시사업에 이어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고객사기반을 대거 확보할 수 있어 SSD 공급망 확대에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K하이닉스, 도시바 하드디스크 인수해 SSD 경쟁력 확보할까  
▲ SK하이닉스가 개발해 공급하는 SSD 저장장치.
SK하이닉스가 최근 “도시바에 메모리사업의 일부 지분인수를 제안했지만 이후 도시바로부터 새로운 지분매각방안을 제안받았다”고 밝힌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도시바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어떤 사업부를 분사해 내놓을지 결정한다.
 
경제전문지 시킹알파는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해 하드디스크에서 SSD 공급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도시바가 하드디스크사업도 매각할 경우 SK하이닉스의 강력한 인수전 경쟁자로 꼽히는 웨스턴디지털은 독점금지규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인수 가능성도 더 유력해지는 셈이다.

포브스는 “도시바는 하드디스크와 SSD 등으로 모든 영역에 저장장치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최근 보여준 성장세는 서버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 확보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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