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가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확인하고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선관위 수뇌부 12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국회도 45일 일정의 국정조사에 착수하면서 논의의 초점이 단순한 사고 원인 규명을 넘어 선관위 개혁으로 옮겨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체제 개편과 개헌 논의를 제기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정부 책임론을 바탕으로 특검 도입을 내놓고 있다. 여야 모두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국회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논의의 맥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은 19일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조사 결과 언론 브리핑을 열고 “보고체계 마비 및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상태를 확인했다”며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12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 선거일 당시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140개 투표소가 추가 투표용지를 송부받았고 이 가운데 91곳은 실제 추가 투표용지를 사용했다. 26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진상규명위는 서울시선관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때 인식하지 못했고 중앙선관위 역시 적절한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서울 송파구선관위는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절차를 진행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공개된 송파구 투표록에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인이 투표를 포기한 사례와 선관위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정황, 무번호 투표용지 사용 및 중복 교부 사례 등이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회 국정조사에서는 단순히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아니라 선관위의 지휘·보고 체계와 위기 대응 시스템 전반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회는 전날인 18일 본회의를 열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의결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8월1일까지 중앙선관위와 각급 선관위를 대상으로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 수립 과정과 보고체계, 현장 대응, 인력 및 예산 운용의 적정성 등을 조사한다.
정치권은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선관위 책임뿐 아니라 정부 대응의 적절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의원총회에서 “지금 이재명 정부는 선관위에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책임은 없는지, 선관위의 잘못을 정부가 바로잡을 기회는 없었는지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별개로 특검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수사권이 없는 국정조사로는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특검을 해야 한다”며 “이제 특검 도입에 당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은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을 둘러싼 논란을 특검 필요성의 근거로 들고 있다. 당내에서는 위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을 거론하며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한편 선관위 제도 개혁 논의를 병행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관위 개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기헌 TF 단장은 1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해체에 가까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현행 선관위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단순한 운영 개선을 넘어 선관위를 둘러싼 헌법적 틀까지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선관위 개혁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9일 유럽·주요 7개국(G7)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여야 간 의견 일치가 된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며 선관위 개혁을 위한 법·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관위 개혁 논의와도 궤를 같이한다. 민주당 TF는 16일 회의 뒤 “견제받지 못하는 독립기구로서 한계가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해 개헌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선관위원 상임화와 외부 감사 강화, 위원회 운영구조 개편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독립성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선관위 체제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체계와 위원 구성 방식, 투·개표 관리 권한 등을 포함한 제도 개편 및 개헌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진상규명위 역시 이날 투표용지 인쇄 축소 비율 상향과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 감사원 직무감찰 범위 확대, 사전투표 제도 개선 논의 등을 제안했다.
1960년 3·15 부정선거 이후 헌법기관을 출범한 선관위 독립성에 외부 감시와 책임성 확보 장치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진상규명위가 '해체 수준의 혁신'을 권고하며 띄운 개혁의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독립성을 유지한 채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국민의힘은 정부 책임 규명과 보다 강도 높은 선관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국정조사는 대한민국 선거 행정의 향방을 둘러싼 제도 개혁 논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
국회도 45일 일정의 국정조사에 착수하면서 논의의 초점이 단순한 사고 원인 규명을 넘어 선관위 개혁으로 옮겨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체제 개편과 개헌 논의를 제기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정부 책임론을 바탕으로 특검 도입을 내놓고 있다. 여야 모두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국회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논의의 맥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가 시작되면서 선관위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조화할 것인지를 둘러싼 개혁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회가 18일 본회의를 열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은 19일 중앙선관위 과천청사에서 조사 결과 언론 브리핑을 열고 “보고체계 마비 및 선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상태를 확인했다”며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12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 선거일 당시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가운데 140개 투표소가 추가 투표용지를 송부받았고 이 가운데 91곳은 실제 추가 투표용지를 사용했다. 26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진상규명위는 서울시선관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때 인식하지 못했고 중앙선관위 역시 적절한 지휘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서울 송파구선관위는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절차를 진행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공개된 송파구 투표록에는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인이 투표를 포기한 사례와 선관위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정황, 무번호 투표용지 사용 및 중복 교부 사례 등이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회 국정조사에서는 단순히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아니라 선관위의 지휘·보고 체계와 위기 대응 시스템 전반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회는 전날인 18일 본회의를 열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의결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8월1일까지 중앙선관위와 각급 선관위를 대상으로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 수립 과정과 보고체계, 현장 대응, 인력 및 예산 운용의 적정성 등을 조사한다.
정치권은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선관위 책임뿐 아니라 정부 대응의 적절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의원총회에서 “지금 이재명 정부는 선관위에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책임은 없는지, 선관위의 잘못을 정부가 바로잡을 기회는 없었는지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별개로 특검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수사권이 없는 국정조사로는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특검을 해야 한다”며 “이제 특검 도입에 당력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의힘은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을 둘러싼 논란을 특검 필요성의 근거로 들고 있다. 당내에서는 위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을 거론하며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한편 선관위 제도 개혁 논의를 병행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관위 개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기헌 TF 단장은 1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해체에 가까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현행 선관위 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단순한 운영 개선을 넘어 선관위를 둘러싼 헌법적 틀까지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 조현욱 '투표용지 부족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 19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관위 개혁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19일 유럽·주요 7개국(G7)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여야 간 의견 일치가 된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며 선관위 개혁을 위한 법·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관위 개혁 논의와도 궤를 같이한다. 민주당 TF는 16일 회의 뒤 “견제받지 못하는 독립기구로서 한계가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해 개헌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선관위원 상임화와 외부 감사 강화, 위원회 운영구조 개편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독립성 중심으로 설계된 현행 선관위 체제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체계와 위원 구성 방식, 투·개표 관리 권한 등을 포함한 제도 개편 및 개헌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진상규명위 역시 이날 투표용지 인쇄 축소 비율 상향과 중앙선관위원장 상근제 도입, 감사원 직무감찰 범위 확대, 사전투표 제도 개선 논의 등을 제안했다.
1960년 3·15 부정선거 이후 헌법기관을 출범한 선관위 독립성에 외부 감시와 책임성 확보 장치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진상규명위가 '해체 수준의 혁신'을 권고하며 띄운 개혁의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독립성을 유지한 채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국민의힘은 정부 책임 규명과 보다 강도 높은 선관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국정조사는 대한민국 선거 행정의 향방을 둘러싼 제도 개혁 논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