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9시30분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 1차 심문기일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
DX 부문 조합원들로 이뤄진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20일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 1차 심문기일에 참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노조 집행부는 적법한 의결 절차를 거쳐 조합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지 않다"며 "단 5명의 지도부가 13만 직원의 처우를 결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용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DX 소속 조합원이자 가처분 신청인은 "노동조합법과 규약상 교섭 요구안은 총회나 대의원회 의결이 필요하지만 집행부는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교섭 요구안 수렴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네이버폼 설문조사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만 편향돼 있으며, 다른 수많은 조합원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 집행부는 지난해 11월 운영위원회에서 교섭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이유로 전체 의견 수렴이 불가하다며, 내부에서 20가지 안건을 조율 후 네이버폼 온라인 설문조사로 조합원들에게 20개 항목 중 5개를 고르도록 했다.
집행부가 사전에 선정한 항목으로 선택지가 제한된 탓에 실질적 의견 수렴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초기업노조 집행부의 회계 투명성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상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DX 소속 조합원이자 가처분 신청인은 "월 35억 원에 달하는 조합비를 두고 집행부는 셀프 회계 감시 체계를 도입했다"며 "집행부 단 2명이 결정만 내리면 운영비를 올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활동에 비협조적인 조합원들의 개인정보가 소통방에서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DX 노조원들에 따르면 최승호 위원장은 초기업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DX 소속 일부 노조 가입자들의 사번 등의 개인정보를 올리며 "테스트 등 아이디로 가입 신청한 걸로 보인다"며 "(조합 홈페이지 가입을) 미승인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모인 DX 부문 조합원들은 "최승호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가 현재 독재자처럼 노조를 이끌어가는 데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정당한 절차를 준수하고 '원 삼성' 정신을 바탕으로 모든 조합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응연대의 법률대리인인 이돈호 법무법인 노바 변호사는 "위법하게 확정된 교섭요구안에 대한 효력 정지와 단체 교섭 후속 절차 금지를 법원에 요청한 상태"라며 "민주적 노조 운영에 1천여 명의 조합원들이 지지 성명을 보낸 만큼 가처분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되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희망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손씨는 노사가 협상 중인 부문·사업부별 성과급 지급 비율을 두고 "구체적인 요구안은 없지만 13만 조합원의 목소리를 모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부별 노조 분리와 관련해서는 "예로부터 삼성은 '원 삼성'을 강조해왔다며, 하나의 노조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하나로 합쳐 사측에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상호씨는 21일 총파업 단행 시 DX 소속 조합원들의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20일 이들이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에서 "이 사건 결정을 가급적 빨리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장으로부터 재판 지휘를 명령받아 심문을 단독으로 진행한 주우현 판사는 "오늘 오후재판이 있어 금일중 결정이 어려울 수 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추가 기일 지정 없이 20여분 만에 재판을 종결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