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인도와 베트남을 찾아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

정 행장은 취임 첫 해인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인도네시아와 중국법인 등의 실적이 크게 감소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 행장은 현지 거점을 직접 점검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해외사업 실적 회복을 노린다. 
 
우리은행 정진완 인도 찍고 베트남으로, '기업금융' 앞세워 해외 실적 회복 노린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20일(현지시각) 인도 구르가온 소재 교육기관을 방문해 지원금을 전달한 뒤 아동 및 학교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은행>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행장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과 인도 경제사절단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은행장들이 베트남 일정에만 합류하는 것과 달리 정 행장은 19일 인도 뉴델리부터 시작돼 24일 베트남 하노이까지 이어지는 순방 전체 일정을 소화한다.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가 주관해 선정한 기업인들로 구성된다. 현지에서 수출 상담과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사업 기회가 뒤따르는 자리로 평가된다. 

정 행장이 두 나라 사절단에 이름을 올린 배경에는 우리은행의 해외사업 확대 전략이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해외사업은 크게 법인과 지점으로 나뉘는데 우리은행은 인도에 전체 해외지점 16곳 가운데 5곳을 배치해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첸나이와 뭄바이, 구르가온, 푸네, 아메다바드 등 주요 거점에서 국내기업뿐 아니라 현지기업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대차그룹 등 우리 기업들이 인도 생산 기지를 확대하는 중요한 시점에 현지 거점을 통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와 협력사 자금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며 기업의 성공적 안착을 돕는 조력자 역할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도와 달리 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는 베트남 역시 우리은행 해외사업의 주요 축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을 해외 법인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들 법인은 2024년 우리은행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높은 실적 기여도를 보였다. 

다만 최근 해외법인 성적표는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우리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법인 11곳의 순이익은 2025년 435억 원으로 2024년(2100억 원)보다 79.3% 감소했다.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6.9%에서 2025년 1.7%로 낮아졌다. 

베트남법인이 지난해 순이익 7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4% 성장하며 성과를 냈지만 전체 실적 하락세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중국우리은행의 실적 부진이 해외사업 전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 여파로 5대 은행 가운데 해외사업 순이익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정 행장으로선 해외사업 회복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정 행장은 해외 거점 다변화와 기업금융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점을 열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미국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지점을 추가하며 영업 기반을 확대했다. 

폴란드는 방산과 전기차, 2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데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기대까지 더해져 금융 수요가 증가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오스틴은 테슬라와 오라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집적된 정보기술(IT) 중심지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 진출도 늘고 있어 기업금융 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우리은행 정진완 인도 찍고 베트남으로, '기업금융' 앞세워 해외 실적 회복 노린다

▲ 정 행장은 5대 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베트남과 인도 경제사절단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정 행장은 주요 해외 거점을 직접 방문해 점검하는 현장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뒤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았다.

8월에는 중국 베이징의 중국우리은행 본점과 분행을 직접 살피며 현지 관계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도 방중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등 해외 현장을 직접 챙기며 해외사업 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기업금융에 강점을 지닌 정 행장의 역량도 해외사업 반등에 힘을 보탤 요인으로 꼽힌다.

정 행장은 우리은행에서 중소기업전략부장과 본점영업부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치며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기업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해외사업은 리테일보다 현지 진출기업을 기반으로 한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구조를 띤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삼성과 LG, 포스코, 효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의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다는 점도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유리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 행장은 해외사업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행장은 행장에 오르기 전 영국 런던지점 과장, 미국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 등을 지냈다. 

정 행장은 인도 방문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현장 방문은 인도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현지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인도 현지 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기반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