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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대국민사과, 김관진 문책론 확산

오대석 기자 pscientist@businesspost.co.kr 2014-08-04 15: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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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구 대국민사과, 김관진 문책론 확산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선임병들의 집단폭행으로 사망한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성명 발표를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한 장관은 또 사건처리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진상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한민구 대국민 사과, 사건처리 진상조사 지시

한민구 장관은 4일 국방부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저와 군 지휘부는 이번 사건을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반문명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인식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미 징계조치 한 16명에 추가해 28사단장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며 "사건처리 과정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향후 책임져야할 사람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번 구타 및 가혹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 현역 장병은 물론 전역 병사와 부모 가족, 시민단체까지 참여하는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를 6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이에 앞서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지난 4월 초 28사단에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져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으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군에 입대한 장병을 건강하게 부모님의 품으로 돌려보내 드리는 것은 지휘관의 기본 책무인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비탄에 잠겨 계실 윤 일병의 부모님께 정중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 장관은 이날 윤 일병 사건을 "시민단체 관련 분이 발표했고 그 이후에 7월30일 언론보도를 보고 구체적으로 인지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보고가 되지 않은 것은 다른 의도가 아니라 사단에서 수사가 끝나고 재판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국민들이 가진 인식과는 좀 차이가 있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한 장관을 질타했다. 또 사건 당시 국방부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 대해서도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내가 30년 전에 군 생활을 할 때도 이러한 일이 없었는데 도대체 군이 어디까지 곪아 터졌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계속 정신 못 차리고 대안이라고 갖고 나온 장관, 참모총장에 대해 국민이 옷을 벗으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군 수뇌부가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군이 사건 발생 직후 내놓은 보도자료에 평화로운 병영에서 일요일 오후에 회식하다 갑자기 일어난 사건으로 돼 있다"면서 "지속적 폭행이 있었는데 이는 명백히 축소하고 은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장관은 지난 3일에도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에 불려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로부터 사건을 은폐축소하려한다는 질책을 받았다.

김 대표는 한 장관을 향해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 장관은 자식도 없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4월7일 발생한 살인사건인데 왜 이런 일을 쉬쉬하고 덮으려고 하느냐"고 질타했다.

◆ 책임론 김관진 안보실장 겨냥

한 장관은 취임한지 1개월여 만에 최대위기를 맞았다. 일부에서 한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모두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한민구 대국민사과, 김관진 문책론 확산  
▲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책임론은 사건이 발생한 4월 당시 국방부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을 겨냥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 사건의 진실이 알려지고 책임을 묻고 대책을 세웠다면 이 사건 발생 두달 후에 일어난 6월21일 22사단 총기난사 사고도 예방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그 당시 국방장관인 현 김관진 안보실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더욱 위태로운 처지로 몰리고 있다. 김 실장은 국방부장관 시절 발생한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과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사건 연루설로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군 수뇌부 문책보다 진상조사가 먼저라며 즉각적 인사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윤 일병 사건과 관련해 육군 고위직 인사까지 문책을 하겠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모들이 자식을 안심하고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만들어지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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