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DGB대구은행이 고객 몰래 증권계좌 1600여 개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대구은행 현장검사 결과 대구은행 직원들이 2021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고객이 직접 서명하지 않은 신청서 사본을 활용해 증권계좌 1662건을 부당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금감원은 12일 대구은행 불법계좌 개설 관련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
대구은행 영업점 56곳의 직원 114명이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직원들은 고객이 영업점에서 직접 전자 서명한 A증권사 계좌개설 신청서를 최종 처리하기 전에 출력해 사본을 만들고 이를 B증권사의 계좌개설 신청서로 활용하는 등 방식으로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했다.
이들이 출력본에 기재된 증권사 이름이나 증권계좌 종류 등을 수정테이프로 고쳐 다른 계좌 신청서로 재활용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출력본을 제대로 수정하지 않아 계좌 명의인 정보가 실제 개설된 증권계좌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669건 발견됐다.
대구은행이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2021년 8월 ‘증권계좌 다수 개설 서비스’를 개시하고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 및 개인 실적에 확대 반영한 점이 사고 배경이 됐다고 금감원은 판단했다.
증권계좌 개설 업무와 관련해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사고원인의 하나로 꼽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 및 관련 내부통제 소홀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또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금감원에 이를 지체없이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최근 잇따른 지방은행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 금융지주의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