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정치권의 핵폭풍급 이슈인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에 연루돼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다. 국정감사는 비교적 무사히 넘겼지만 정치권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관련자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 3곳 모두 3분기 실적 잔치를 이어갔다. 이런 실적 중가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특히 우리금융은 증권사나 보험사를 두고 있지 않은 약점에도 분기기준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예금보험공사 보유 잔여지분 매각도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완전민영화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금융권 계열사 대표이사, 임원인사 등에 갈수록 관심이 높아진다.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음 회장 구도를 향한 안팎의 시선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하나금융지주,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 휘말려 곤혹 

-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컨소시엄 선정과 관련해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온다.

하나은행컨소시엄보다 메리츠컨소시엄이나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는데 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뽑혔을까 하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나은행컨소시엄은 시행사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만들었고 성남의뜰은 화천대유를 자산관리회사(AMC)로 선정했다.

-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2차 제재심의위원회 결과가 이르면 11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금감원이 지성규 부회장에게 내렸던 기존 징계(문책경고)에서 한 단계 수위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지 부회장의 징계 리스크는 다음 회장 후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 하나금융지주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이 올해 2005년 지주사 설립 뒤 처음으로 3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성향을 높이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 부사장(CFO)은 10월22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중간배당’을 ‘분기배당’으로 바꾸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중간배당 모범생으로 여겨졌는데 분기배당을 추진하려면 정관을 고쳐야 한다. 현재 정관상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분기배당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이 허용돼있다.

-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계열사들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해외진출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 하나캐피탈은 동남아시아에서 3번째 거점을 찾다가 코로나19로 사실상 미뤄뒀는데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3곳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대표를 맡고 있는 이은형 부회장이 해외사업 전문가 면모를 살려 글로벌사업 확장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도 실적 최대기록 다시 쓸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되는데 이미 1~3분기에 순이익 4095억 원 거둬 작년 연간 순이익 4109억 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 국내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CB)사업을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카드는 외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나 KB국민카드 등 카드사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사업 본허가를 받아 자체적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려는 것과 달리 나이스정보통신과 협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신용평가모델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데 하나카드는 국내 카드시장 점유율이 7~8% 정도로 신한카드 등 점유율이 높은 회사와 비교해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해 이를 보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토스나 카카오 자세 배워라" 

-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저마다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디지털전략부에 메타버스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농협금융의 메타버스 추진 방향을 검토하고 계열사별로 추진과제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게임과 금융을 접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년 3월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플랫폼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직접 테스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협손해보험과 NH저축은행은 메타버스플랫폼인 제페토에 자체 맵을 만들어 고객소통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고 있다. 농협 계열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계열사 사이의 협업도 예상된다. 계열사별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경과를 봐서 중복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0월 말 계열사 디지털 최고책임자들과 회의에서 “토스나 카카오의 노력과 사업 추진 자세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지털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불합리한 업무방식과 관행, 기업문화까지 모두 고객 눈높이에 맞춰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 NH농협금융지주는 3분기 우리금융지주에 순이익 기준 금융지주 4위 자리륻 다시 내줬다. 농업지원사업비를 빼고도 상반기에는 4위를 차지했으나 3분기 들어 우리금융지주 실적이 급증한 탓에 격차가 벌어졌다. 증권, 보험 등 비금융 계열사를 고루 갖춘 포트폴리오에 비춰볼 때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다.

- NH투자증권만 해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 8조5301억 원, 영업이익 1조601억 원, 순이익 742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 돌파 앞두고 있다.

손병환 회장은 은행 편중에서 벗어나 비은행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바라고 있는데 NH투자증권의 의존도는 더 높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정영채 사장 임기가 사실상 올해까지인데 실적이 이렇게 좋으니 손 회장은 인사권을 두고 고민이 클 수 있다. 손 회장은 10월 국감에서 옵티머스편드 사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정 사장이 연임해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 우리금융지주, 실적 훨훨 날고 완전민영화 파란불 

-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계열사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동안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표준등급법 적용을 받고 있었는데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인수합병을 위한 자본여력이 2조 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증권사, 벤처캐피털사, 부실채권 전문회사 설립 등을 검토할 수 있게 된다.

-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기준 역대 최대 실적 갈아치우며 완전민영화 추진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 원을 훌쩍 넘어 3조 원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이런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며 우리금융지주의 정부 보유지분 매각도 흥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 호반, 하림, 두나무 등 다양한 곳에서 우리금융지주 지분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실적 호조와 완전 민영화, 내부등급법 승인 등으로 겹호재가 많아 주가 전망도 밝다.

- 우리은행이 마이데이터사업 준비에 분주하다. 10월24일 최종규격기준의 마이데이터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가운데 처음이다. 마이데이터 시행되면 곧바로 관련 서비스 선보일 계획인데 우리원뱅킹을 통해 통합 자산관리 및 생활플랫폼 연계한 서비스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우리금융지주는 11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받게 될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에서 코로나19 등을 들어 유보를 결정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