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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되다, 삶도 정치도 중심과 먼 아웃사이더였다

김서아 기자 seoa@businesspost.co.kr 2021-10-1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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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민주당 대선후보 되다, 삶도 정치도 중심과 먼 아웃사이더였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월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로 확정돼 2022년 대통령선거에 나선다.

이 지사는 아웃사이더였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소년 노동자로, 인권변호사로, 시민사회운동가로 살아왔다.
  
또 여의도 정치와도 인연이 멀었다.

국회의원이 되지 못한 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의 이력만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보편복지 등 개혁성향도 뚜렷하다.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여러 보편복지정책을 실천에 옮겼다. 

이 후보는 1964년 경상북도 안동군에서 7남매 가운데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릴 때 집안이 가난해 중학교조차 다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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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유년시절 사진.
◆ 소년공,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하다

집안은 경기 성남으로 이주했고 그는 학교 대신 5년 동안 상대원공단에서 '소년 노동자'로 일했다. 교복 대신 푸른 작업복을 입었다. 

고작 13살의 나이에 소년공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소년공 이재명은 여러 공장을 옮겨다니며 일을 하다 기계에 손목이 눌려 관절이 으스러지는 산업재해를 당했고 어린 나이라 뼈는 잘 붙었지만 뒤틀렸다고 한다. 장애인 6급판정을 받았고 나중에 병역이 면제됐다. 

소년공 이재명은 1978년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중졸 자격을 얻었고, 1980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해 고졸 자격증을 땄다. 나중에 청년 이재명은 공부에 몰두해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이 지사에게 소년공 생활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니었다. 삶의 방향을 보여줄 푯대가 됐다.

이 지사는 2017년 1월23일 경기 성남시 한 공장에서 "그 소년 노동자가 오늘 바로 그 참혹한 기억의 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소년공은 이렇게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 가스총을 차고다닌 시민운동가 이재명

이 지사는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생 시절 당시 인권변호사로 일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그와 같은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경기 성남에서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면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1995년에 '성남시민모임'을 세워 시민운동에도 뛰어들었다. 시민운동을 하던 시절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몰라 가스총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이 지사가 인권변호사 및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던 시절 성남에 있던 종합병원 두 곳이 폐업했다. 그는 곧바로 성남시민들과 시립병원 설립 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쥐고 흔들던 성남시의회는 최초로 올라온 시립병원 설립 주민발의 조례를 부결시켰다. 당시 시의회의에서 이에 항의하다 이 지사는 특수공부집행방해죄로 수배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 일을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시민운동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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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왼쪽)이 2017년 3월25일 광주 동구 금남로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차 광주 시국 촛불집회에 참석해 옛 전남도청 원형 보존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난생 처음 보는 시장

이 지사는 2005년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정치인생을 시작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성남시장에 출마했으나 현실 정치판은 녹록치 않았다. 그는 첫 정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2008년 총선 때 다시 한번 성남시 분당구갑에 공천됐으나 분당구가 보수정당의 텃밭이라는 점과 이명박 정부의 출범 직후라는 시기가 맞물려 다시 한 번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결국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역대 성남시장들이 부패로 수사당국에 구속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성남시민들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줬다. 

이 지사는 제19대 성남시장 취임사에서 "새로운 성남을 향한 발걸음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며 "시민이 주인되는 성남, 시민이 행복한 시정, 기회가 균등한 성남을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성남시에서는 익히 보지 못했던 행정이 펼쳐졌다. 기초단체장임에도 전국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2010년 7월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하는 것으로 성남시장으로서 첫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성남시의 재정난을 들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부 등에 내야 할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5200억 원을 바로 갚을 수 없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모라토리엄은 빚을 갚을 수 없어 일방적으로 일정기간 채무의 이행을 유예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남시 재정의 정상화를 위해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런 행보는 외부의 비난과 우려와 달리 성남시민의 지지를 얻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는 이전보다 더 큰 지지율을 기록하며 성남시장 연임에 성공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일하며 중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지원사업, 청년배당정책, 성남시의료원 건설 등을 추진했다. 성남시장으로 취임한 뒤 287개의 공약 가운데 270개를 실행에 옮기며 94.1%의 공약이행률을 보였다.

이권사업을 두고 돈봉투를 들고 오는 사람이 많아 시장실에 폐회로티브이(CCYV)를 설치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했고 '박근혜 파면'을 앞장서 요구했다. 2016년 촛불집회 때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고 말하며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런 기세를 몰아 2017년 제 19대 대선에 출마했으나 문재인, 안희정 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대립하면서 친문세력과 감정적 앙금을 쌓기도 했다. 

◆ 한다면 하는 경기도지사

이 지사는 2018년 3월1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성남시장직을 내려놨다.

이후 당내 경선에서 60%의 지지를 얻으며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됐고 본선에서도 56.4%의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제 35대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이 지사는 취임사에서 "정치의 역할이 소수 강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 약자를 도와서 함께 어우러져 살게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기득권의 편이 아니라 평범한 도민의 편에서 억강부약(抑强扶弱)을 실천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장 시절에 이어 도지사로서도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

불법 계곡 설치물을 철거했고, 닥터헬기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역화폐 활성화에 힘쓰고 청년기본소득을 도입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확산됐을 때 신천지를 상대로 강력한 방역활동을 펼쳐 다른 지자체에 자극을 주기도 했다.

이 지사가 2019년 6월 닥터헬기가 경기도 내 공공청사, 학교운동장, 공원 등에서 자유롭게 이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닥터헬기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이 지사의 결정을 반기며 "선진국형 모델 도입을 통해 대한민국이 선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준 이 지사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모델이 구축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불법 계곡 설치물 철거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중장비를 투입한 강제철거'가 아니었다.

그는 10월6일 공개된 열린우리당 특별대담에서 "계곡 정비를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10개월을 고민했다"며 "대안을 제시했고 99.7%가 자진철거한 사업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난지원금에 있어서도 끝까지 전도민 지급을 관철했다.

문재인 정부까지 전국민 88% 지급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 지사는 2021년 8월 전도민 지급을 결정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회가 될 때마다 "코로나19 피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국민이 겪고 있다"며 "함께 고통받으면서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력하고 무거운 짐을 나눴던 모든 국민들이 고루 보상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형수 욕설, 여배우 추문, 그리고 대장동 의혹

이 지사는 9월부터 대장동 의혹으로 국민의힘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뒷돈을 챙겼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라 공격한다. 

이 지사는 방어전에 나서거기는커녕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게이트'라면서 역공을 펼치고 있다.

그는 9월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사업은 당시 새누리당 소속 전 국회의원을 주축으로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이 예상되던 민간개발사업이다"며 "제가 성남시장이 되면서 대장동 개발을 성남시 공공개발로 전환했고 개발이익 5503억 원 정도를 성남시로 환수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등 민간개발업자들이 수천억 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여론은 악화됐고 이 지사는 곤경에 빠졌다. 그러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지사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이 지사는 다른 대선후보들만큼이나 개인 신상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겪어왔다. 

형수에게 욕설한 사실이 녹취록과 함께 공개되면서 성남시장 선거 때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배우 김부선씨의 주장으로 신체검사까지 받기도 했다. 

이 지사는 논란이 벌어어질 때마다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정면돌파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은 이 지사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는 6일 동영상이 공개된 열린우리당 특별대담에서 "천천히 세게 맞아서 죽으나 정면으로 한판 붙어서 죽으나 어차피 죽는 거라면 죽는 것"이라며 "이래야 살 길이 열린다. 정면돌파, 정면승부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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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2020년 12월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대 경기드림타워에서 긴급동원조치에 항의하는 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주는 개혁

이 지사는 개혁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본소득을 앞세워 보편복지에 강한 소신을 보였다. 성남시장를 거치고 경기도지사로 일하면서 여러 보편복지정책을 실천에 옮겼다. 코로나19 지원금을 놓고도 모든 국민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경기도에서는 이를 관철했다.

특히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에 강한 의지를 품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난 10월2일 부산에서 조선일보가 또 악의적 보도를 했다며 '조선일보 OUT'이 적힌 팻말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6일 공개된 열린우리당 특별대담에서 "성남시장 시절부터 언론에 당하고 살아왔다며 "힘없는 기초단체장일 때 악성공격을 다 딛고 기회로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경우보다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언론특권에 상응하는 것이다"며 "대한민국 역사는 경찰, 군사, 정보기관, 검찰로 이어지며 언론이 공생하며 살아왔다. 이걸 개혁하는 게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언론개혁을 이처럼 직접적으로 언급한 후보가 없었다. 특히 조선일보라는 특정 언론사를 대놓고 지목해 개혁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는 이번 대담에서 검찰개혁을 두고 "기소권을 지닌 검사가 수사를 하는 건 목표를 갖고 수사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안 된다"며 "다만 경찰에 수사권을 전면적으로 다 주는 게 옳은지는 모르겠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언론개혁 및 검찰 개혁을 치밀하게 준비해 개혁의 실제 성공이 중요하다고 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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