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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와 인공지능 동맹, 박정호 '1등기업과 함께'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12-22 15: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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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기술격차로 세계 1등을 못하고 있다면 1등 회사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먼저 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017년 ‘CES 2017’에서 한 말이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대표에 취임한 2017년부터 다른 기업과 '초협력'을 SK텔레콤 성장의 핵심전략으로 삼아왔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와 인공지능 동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1등기업과 함께'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박 사장이 인공지능분야에서도 초협력 전략을 앞세워 국내 인공지능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2일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카카오와 힘을 모아 인공지능(AI) 핵심 기능과 기술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 회사는 별도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해 2021년 상반기에 공개하고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세 회사의 협력이 개별서비스 자체보다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를 모두 담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 사장은 앞서 2020년 1월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열린 ‘2020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도 “삼성전자의 빅스비나 SK텔레콤의 누구 등 각자의 데이터를 모으면 (인공지능 서비스의) 수준이 점점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오랜 논의 끝에 협력의 접점을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는 모두 정보통신기술기업으로 여러 시장에 진출해있지만 각각 이동통신서비스, 스마트기기, 메신저 플랫폼 등 강점을 지닌 주력 사업영역이 다르다.

인공지능 플랫폼을 함께 운영하는 것은 세 회사가 그들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생태계는 넓히면서 각자의 이점을 챙겨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애초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는 모두 각자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인공지능분야에서 실질적 사업협력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공동 플랫폼 운영으로 각자 회사에 맞게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회사는 인공지능 연합군의 공식 출범이 경쟁사와 비교해 조금 뒤처진 만큼 속도전으로 이를 따라잡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카카오가 함께 결성한 ‘인공지능 연구개발(R&D) 협의체’의 사업 개발과 추진에 각 회사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또는 인공지능 전문 임원급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시장 선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 나타났다.

SK텔레콤의 경쟁자 KT와 LG유플러스, 삼성전자의 경쟁자 LG전자 등이 소속한 KT 주도의 인공지능 산학연 협의체 ‘AI원팀’은 이미 올해 2월 출범해 참여기업 숫자를 늘리고 있다.

공식 출범으로 본다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동맹은 KT 연합군보다 10개월이 늦었다고 볼 수 있다.

구현모 KT 사장은 올해 KT그룹 임원전략 워크숍, 공식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KT는 통신에 바탕한 디지털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며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부분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1등 기업들과 손잡고 1등을 향해 간다’는 박 사장의 포부를 인공지능분야에서도 실현하기 위해 치러야 할 경쟁이 만만찮은 셈이다.

다만 박 사장은 각 산업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삼성전자, 카카오와 동맹을 맺은 만큼 협업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카카오는 각각 이동통신서비스, 스마트기기, 메신저 플랫폼 등 각자의 강점 영역에서 수년 동안 인공지능기술을 고도화해왔다”며 “세 회사는 이런 역량을 결합하면 짧은 기간 안에 인공지능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인공지능기술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21년에는 인공지능이 SK텔레콤 모든 사업의 바탕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분야의 기술력이 5G통신, 미디어, 커머스, 보안 등 다른 모든 사업부문에서도 필수이자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AI서비스단’ 조직도 ‘AI&CO(company)로 개편하며 외부 동맹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인공지능사업을 키우고 있다.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생활, 금융, 의료, 제조업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서비스와 시스템 도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KT 등은 5G시대 들어 정보통신기술분야 B2B(기업 사이 거래)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기술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박 사장은 일찍부터 인공지능기술의 사용자가 아닌 ‘플레이어’가 되려면 국내 정보통신 각 분야 1위 기업들의 ‘초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카카오와 주식교환을 통한 전략적 제휴에서 인공지능분야를 가장 중요한 협력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았고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 행사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인공지능 관련 협력을 모색하며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모빌리티에서 우버, 이커머스에서 아마존 등에 이어 인공지능분야에서도 국내 스마트기기, 메신저 플랫폼분야 1등 기업들과 연합을 이끌어내면서 SK텔레콤 안에 ‘1등’ 군단을 결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헤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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