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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 금감원의 전방위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부담 100배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4-26 15: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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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 금감원의 전방위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부담 100배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
미래에셋그룹이 금융감독원의 그룹리스크 해소 주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금감원의 금융그룹 통합감독 사정거리에 포함됐다.

금감원이 사실상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에셋대우, 네이버와 상호출자를 통해 확보한 자기자본 인정 못 받나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앞두고 그룹간 교차출자를 그룹리스크 주요 사례로 언급하면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관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금감원은 그룹 사이에 교차출자를 한 배경이 오너의 그룹 지배력 강화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한 그룹 사이의 교차출자는 주식처분제한 등 주식의 활용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돼 금융그룹의 자산처분 및 지급여력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난해 6월 서로 5천억 원씩 투자해 상대방의 지분을 사들였다. 2018년 3월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서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계약기간이 지나 주식을 팔 때 상대회사가 지정하는 투자자가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우선매수권)를 나눠 가졌다. 또 보유기간에 계약을 위반하면 상대편 회사가 주식을 지정하는 자에게 매도를 청구하는 권리도 확보했다.

금감원이 지적한 주식의 활용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된 만큼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 교차출자를 통해 확보한 자기자본 3800억 원가량이 통합감독규준과 달라 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자기자본 8조 원을 넘기며 자기자본 투자처를 늘려가고 있었는데 이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자기자본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악화될 수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유동성 자기자본을 보유자산의 손실예상액인 총위험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교차출자가 그룹 지배력 강화 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벤처투자 및 디지털금융 등 두 회사의 사업적 협력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신성장펀드를 조성해 벤처투자분야에서 협력하고 있고 디지털 협력사업의 구체적 윤곽을 내놓을 가능성도 크다.

네이버는 26일 지난해 네이버페이 간편결제와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연동한 데 이어 제휴통장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캐피탈도 발등에 불 떨어지나

금감원이 '부외계정 투자'를 그룹 리스크 유형으로 꼽으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인수합병에 제동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래에셋그룹, 금감원의 전방위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부담 100배
▲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미래에셋 센터원 건물 전경.<미래에셋그룹>

‘부외계정 투자’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모회사의 재무제표에 특수목적법인의 부채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위험액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금감원은 판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X’를 인수하기 위해 투자목적회사를 세우고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50% 이상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는 점도 금감원으로부터 지적받았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탈도 금감원의 감독범위에 포함됐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 지분 18.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미래에셋생명 지분 19.01%를 소유해 미래에셋대우(19.87%)에 이은 2대주주다.

금감원은 모회사가 보유한 계열사들의 지분율이 낮고 외부주주 비중이 높은 사례를 그룹 리스크로 꼽았다. 계열사에 위험이 발생해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본의 신속한 재배분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모회사가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는 추가 지분 확보 및 자본 확충을 권고했다.

그런데 미래에셋캐피탈은 규제 이슈에 얽혀있어 계열사 지분을 늘리기 여의치 않다.

금융지주사법상 특정 금융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장부가액 기준)가 자산의 50%를 넘으면 지주사로 강제전환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미래에셋캐피탈과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기자본의 150%를 넘는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의 46% 수준이고 자기자본 대비 147% 수준으로 간신히 규제 기준을 넘기지 않았다.

추가로 지분을 늘리면 법 테두리를 벗어나게 돼 지주사 전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컨설팅의 내부 일감 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도 미래에셋그룹을 향해 전방위적 압박을 넣고 있는 모양새”라며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그룹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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