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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한-캐나다 FTA 셈이 복잡하다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3-14 19: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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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한-캐나다 FTA 셈이 복잡하다  
▲ 현대기아차가 캐나다와 FTA의 최대 수혜자일까? 사진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자동차는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는 자축할 일이다. 하지만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속마음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자동차를 수혜품목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과 캐나다 FTA가 지난 11일 타결됐다. 자동차는 한국의 캐나다 수출에서 4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캐나다 FTA 타결의 최대 수혜 품목으로 꼽혔다. FTA 타결로 오는 2017년 자동차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FAT 타결 이후 캐나다에서 자동차 판매 확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분석 내용은 이렇다.

캐나다 자동차 시장은 미국보다 매우 작다. 지난해 캐나다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미국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서 승용차의 비중은 절반 정도에 그친다. 그런데 현대기아차의 캐나다 수출물량은 승용차에 집중돼 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 14일 현대차 주총에서 지역별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며 북미시장의 경우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이번 FTA 타결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도요타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더욱 치열해진 완성차 시장 경쟁과 최근 다시 원화강세를 보이는 환율을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캐나다에서 SUV와 트럭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캐나다에서 지난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0.6% 성장한 데 비해 픽업트럭은 9.0%나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에서 SUV와 트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들 차량에 강한 미국 ‘빅3’ 완성차 업체들이 캐나다 자동차시장에서 수익의 대부분을 거둬간다. 이런 캐나다 자동차시장에서 FTA가 타결이 현대기아차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의 판매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2017년부터 캐나다 수출에서 무관세 혜택을 받더라도 현대기아차 전체 실적을 놓고 보면 실질적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는 대부분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캐나다의 관세 영향을 받는 차는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판매량 대비 1.5%에 불과하고 한국공장의 수출물량에서도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캐나다와 FTA 타결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도 이번 FTA 타결로 현대기아차는 캐나다 자동차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내년부터 2년 동안 6.1%의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기아차는 이번 FTA 타결로 캐나다에 공장이 있는 토요타와 혼다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전망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캐나다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이다. 포드와 크라이슬러, GM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미국차들의 점유율은 15% 정도로 모두 엇비슷하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일본 자동차회사의 점유율을 빼앗아 온다면 2~3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관건은 현대기아차가 관세 철폐를 무기로 일본자동차와 품질경쟁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어 올해가 세계 자동차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변화의 시기에 글로벌 경영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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