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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국GM 회계처리 검토로 GM과 협상카드 마련할까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2-14 17: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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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한국GM의 회계처리 검토를 통해 확보한 자료가 정부의 협상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까.

금감원 관계자는 14일 “한국GM의 자발적 협조 아래 한국GM을 둘러싼 회계 의혹과 관련한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금융위원회 등 여러 곳에서 한국GM의 회계처리 방식을 들여다 봐야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금감원도 감독기관으로서 기본적 책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한국GM 회계처리 검토로 GM과 협상카드 마련할까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정부가 한국GM의 정상화를 위해 GM 측에서도 함께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지만 GM이 좀처럼 협상여지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가 앞으로 GM과 협상 과정에서 GM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한국GM의 최근 경영현황을 샅샅이 살펴보고 부실경영의 책임 등을 물을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들여다보고 있는 회계 검토 작업은 중요한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기본책무를 한다고 하지만 책임소재를 묻는 근거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비상장법인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감리절차를 바로 밟을 수 없다. 이번 검토 작업을 토대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 지정을 요청해 촘촘한 특별 감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회계상 각종 부실을 떠안으며 GM의 부담을 줄여주는 해외법인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GM의 연구개발비 과대계상 문제가 가장 큰 검토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조858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했다. 

이 기간 한국GM은 1조3461억 원의 적자를 낸데다 매출 원가율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런 회계처리를 이어간 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비용 처리된 연구개발비는 제조원가를 타고 들어가 매출원가로 집계된다. 

회사들이 세금을 적게 낼 목적으로 비용을 과대계상하거나 경영성과를 단기적으로 과시해야 할 때 비용을 과소계상하는 등 회계처리 방식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회사들의 비용처리 방식은 분식회계를 판단하는 중요한 대상이다. 

연구비는 발생 시점에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맞지만 개발단계에서 지출한 금액이 명백하게 자산으로 인식돼야 하는 때에도 비용처리가 됐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GM이 훗날 한국시장에서 쉽게 철수하기 위해 한국GM에 인위적으로 부실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한 GM의 방어벽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계기준은 보수적 회계처리를 위해 개발비를 되도록 비용으로 잡도록 한다. 자산인식 회계기준에 따르면 기술적 실현 가능성, 개발비로 창출한 자산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등 다섯 가지 경우를 모두 충족해야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개발비가 계속 지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무형자산으로 계상했더라도 어차피 나눠서 감가상각을 통해 비용처리될 것이기 때문에 최근의 비용금액은 결국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도 GM이 내세울 수 있다. 

GM이 한국GM으로부터 받았던 비싼 이자 문제는 분식회계와 무관하지만 금감원이 감독기관으로서 그 적정수준을 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GM에 지급한 이자만 4620억 원에 이른다. GM이 한국GM에 3조 원 규모의 돈을 빌려주면서 4.7~5.3%의 높은 금리를 물렸다.

한국GM이 GM에 지불하고 있는 업무지원비용도 과도한 것이 아닌지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GM은 한국GM에 여러 자문들과 감사 등의 업무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260억 원을 가져갔다. 한국GM은 GM관계사에 기술개발 계약 등에 따라 매년 500억 원의 비용도 지불하고 있다. 2014년 유럽 쉐보레 브랜드 철수 비용 6640억 원도 한국GM이 대부분 부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 여부, 과도한 본사 업무지원비 등은 불공정행위와 관련된 것이지 회계적 이슈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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