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가 서울 지역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용산공원 부지 일부까지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공급 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공급 시차를 줄이고 가용한 공급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이른바 '닥치고 공급' 방침을 내놓은 데 이어 용산공원까지 추가 공급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특별법 개정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선택지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정부와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부의 8·13 대책 발표 뒤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용산 어린이정원은 8·13 대책 발표 전부터 신규 택지 후보로 검토됐지만 서울시가 공원 보전을 이유로 반대하는 가운데 최종 공급 대상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책 발표 다음 날인 14일 용산 어린이정원은 좁은 개념이라며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활용 가능한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택 공급 검토 범위도 어린이정원을 넘어 본체 부지의 다른 일부 지역까지 넓어졌다. 김 장관은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은 아니라며 공원·녹지 기능을 상실한 일부 지역에 한정해 청년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기로 하고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 가구 가운데 서울 강서구와 남양주 도심, 경기광주역세권 등 2만7천 가구의 입지를 우선 공개했다. 나머지 7만3천 가구 이상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연내 추가 발표한다.
정부가 공급 속도를 강조하는 데는 주택 수요 변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3기 신도시는 후보지 발표부터 입주까지 약 8년, 서울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약 13년이 걸린다며 공급과 수요 사이 시차를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공공택지는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세운 공급 속도의 기준에서 보면 용산공원은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정부가 이미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주택 착공 목표 시점은 2028년 말이다. 이곳은 부지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고 오염토 정화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부분 마쳤지만 잔여 부지 정화는 2028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용산공원 본체 부지는 특별법상 미군 본부와 지원부대 등이 집단적으로 자리했던 부지를 말한다. 캠프킴 등 본체부지와 떨어져 주변에 흩어진 '산재 부지'와 구분된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본체 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일부라도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해당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아직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부지도 남아 있으며 반환된 부지 가운데는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를 거쳐야 하는 곳도 있다.
정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앞서 캠프킴에서는 문화재가 출토되면서 약 2년 동안 정화공사가 중단됐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캠프킴 등 반환 미군기지 부지는 일제강점기와 주한미군 사용 시기의 자료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아 초기 조사·설계 단계에서 예상한 오염 범위나 정화 물량이 실제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 사례를 용산공원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변수가 사업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18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공원 부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서울시의 반대와 법 개정, 토양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용산공원 전체로 개발 범위를 넓힐 경우 미군과의 협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용산공원 활용론은 긴 주택 공급 시차 속에서 청년·서민의 주거 수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일반주택 공급 부진으로 청년·서민의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20~30대 가구 가운데 다세대·연립과 오피스텔 등 일반주택 거주 비율이 67.9%에 이른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를 근거로 접근성이 좋은 공공부지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재개발·재건축은 통상 10~15년이 걸리고 3~4인 가구용 주택 공급에 주로 맞춰져 있다며 접근성이 좋은 공공부지를 활용해 1·2인 가구용 주택을 빠르게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토양오염과 관련해서도 주택 건설 과정에서 오염토를 걷어내면서 정화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왜 용산공원이어야 하느냐'고 맞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대책 토론회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은 옥죄고 용산공원과 같은 녹지 자산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라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 시장과 회동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국군재정관리단과 외교부 주차장, 한국은행 직원 숙소 등 다른 공공부지를 청년주택 후보지로 제시했다.
용산공원 활용 필요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공급 규모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김영배 의원은 용산공원 부지에서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언급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물량은 아니다.
김 장관도 이날 국토위 회의에서 "현재 용산 주택공급과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숙의·공론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본체 부지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2007년 특별법 제정 이후 유지돼 온 본체 부지 전체의 공원 조성 원칙을 바꿔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국회 본회의 처리가 검토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도 본체 부지 주택 공급과는 별개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8·13 대책이 아닌 1·29 대책 후속조치로, 반환된 부지부터 부분적으로 공원을 조성할 근거를 마련하고 캠프킴 등 산재부지의 녹지비율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본체 부지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려면 현행 특별법 제4조 제2항을 별도로 개정해야 한다.
김 장관은 이날 후손에게 녹지 공간을 물려준다는 대원칙에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은 "당장의 성과를 위해 국가가 지켜온 법의 원칙을 뒤집고 미래 세대가 누릴 자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데도 반대했다.
김윤덕 장관과 오 시장은 20일 만나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서울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한다.
정부가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산공원까지 검토 범위를 넓힌 가운데 반환·정화·특별법 개정에 필요한 시간과 본체 부지 전체의 공원 조성 원칙을 바꾸는 부담을 감수할 만큼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있는지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허원석 기자
정부는 8·13 대책에서 공급 시차를 줄이고 가용한 공급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이른바 '닥치고 공급' 방침을 내놓은 데 이어 용산공원까지 추가 공급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특별법 개정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선택지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정부와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부의 8·13 대책 발표 뒤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의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용산 어린이정원은 8·13 대책 발표 전부터 신규 택지 후보로 검토됐지만 서울시가 공원 보전을 이유로 반대하는 가운데 최종 공급 대상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책 발표 다음 날인 14일 용산 어린이정원은 좁은 개념이라며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활용 가능한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택 공급 검토 범위도 어린이정원을 넘어 본체 부지의 다른 일부 지역까지 넓어졌다. 김 장관은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것은 아니라며 공원·녹지 기능을 상실한 일부 지역에 한정해 청년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기로 하고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 가구 가운데 서울 강서구와 남양주 도심, 경기광주역세권 등 2만7천 가구의 입지를 우선 공개했다. 나머지 7만3천 가구 이상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연내 추가 발표한다.
정부가 공급 속도를 강조하는 데는 주택 수요 변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3기 신도시는 후보지 발표부터 입주까지 약 8년, 서울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약 13년이 걸린다며 공급과 수요 사이 시차를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공공택지는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세운 공급 속도의 기준에서 보면 용산공원은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정부가 이미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도 주택 착공 목표 시점은 2028년 말이다. 이곳은 부지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고 오염토 정화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부분 마쳤지만 잔여 부지 정화는 2028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용산공원 본체 부지는 특별법상 미군 본부와 지원부대 등이 집단적으로 자리했던 부지를 말한다. 캠프킴 등 본체부지와 떨어져 주변에 흩어진 '산재 부지'와 구분된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본체 부지 전체를 용산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일부라도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해당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아직 미군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부지도 남아 있으며 반환된 부지 가운데는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를 거쳐야 하는 곳도 있다.
정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앞서 캠프킴에서는 문화재가 출토되면서 약 2년 동안 정화공사가 중단됐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캠프킴 등 반환 미군기지 부지는 일제강점기와 주한미군 사용 시기의 자료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아 초기 조사·설계 단계에서 예상한 오염 범위나 정화 물량이 실제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 사례를 용산공원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변수가 사업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18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공원 부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서울시의 반대와 법 개정, 토양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용산공원 전체로 개발 범위를 넓힐 경우 미군과의 협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용산공원 활용론은 긴 주택 공급 시차 속에서 청년·서민의 주거 수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일반주택 공급 부진으로 청년·서민의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20~30대 가구 가운데 다세대·연립과 오피스텔 등 일반주택 거주 비율이 67.9%에 이른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를 근거로 접근성이 좋은 공공부지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재개발·재건축은 통상 10~15년이 걸리고 3~4인 가구용 주택 공급에 주로 맞춰져 있다며 접근성이 좋은 공공부지를 활용해 1·2인 가구용 주택을 빠르게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토양오염과 관련해서도 주택 건설 과정에서 오염토를 걷어내면서 정화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왜 용산공원이어야 하느냐'고 맞서고 있다.
▲ 용산공원 어린이정원.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대책 토론회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은 옥죄고 용산공원과 같은 녹지 자산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라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 시장과 회동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국군재정관리단과 외교부 주차장, 한국은행 직원 숙소 등 다른 공공부지를 청년주택 후보지로 제시했다.
용산공원 활용 필요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공급 규모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김영배 의원은 용산공원 부지에서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언급했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물량은 아니다.
김 장관도 이날 국토위 회의에서 "현재 용산 주택공급과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숙의·공론화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본체 부지 일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려면 2007년 특별법 제정 이후 유지돼 온 본체 부지 전체의 공원 조성 원칙을 바꿔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국회 본회의 처리가 검토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도 본체 부지 주택 공급과는 별개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8·13 대책이 아닌 1·29 대책 후속조치로, 반환된 부지부터 부분적으로 공원을 조성할 근거를 마련하고 캠프킴 등 산재부지의 녹지비율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본체 부지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려면 현행 특별법 제4조 제2항을 별도로 개정해야 한다.
김 장관은 이날 후손에게 녹지 공간을 물려준다는 대원칙에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은 "당장의 성과를 위해 국가가 지켜온 법의 원칙을 뒤집고 미래 세대가 누릴 자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데도 반대했다.
김윤덕 장관과 오 시장은 20일 만나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서울 주택 공급 문제를 논의한다.
정부가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산공원까지 검토 범위를 넓힌 가운데 반환·정화·특별법 개정에 필요한 시간과 본체 부지 전체의 공원 조성 원칙을 바꾸는 부담을 감수할 만큼 실질적인 공급 효과가 있는지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