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주단체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불법" 전영현 노태문 곽노정 고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주환원 압박 가시화

▲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은 법률상 의무 없는 회사 자산의 유출"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수원=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단체가 노사의 2026년 임금·단체 협상안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 지급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단체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으며, 추가 고발 가능성까지 예고했다.

대규모 주주환원도 요구했는데, SK하이닉스는 이날 4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100조 원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19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고발인 신분으로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주주총회 결의 없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은 법률상 의무 없는 회사 자산의 유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 손익에 연동된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에 해당한다"며 "이익 처분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안에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마련된 성과급 지급 조항이 불법이라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삼성전자 노사는 5월27일 초과이익성과급(OPI) 1.5%는 이와 별도로 세전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적립하기로 합의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5년 9월 노사가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아온 기존 방식에서 지급 상한을 아예 없애고, 이 틀을 향후 10년 동안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 합의에 따라 올해 2월 한 달 동안에 약 4조7200억 원 규모의 성과급이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두 기업의 대표이사들이 노사 협약을 심도 있게 검토하지 않은 채 성과급 지급 요구에 타협하면서, 결과적으로 회사 재산이 유출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논리다.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일 뿐,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주주운동본부의 주장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7월2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 대표이사를 상법상 이익처분 강행규정을 위반한 특경법 배임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발 건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음에도 아직 뚜렷한 진전이 보이지 않자, 주주운동본부가 압박 수위를 한 차례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주주운동본부가 이날 밝힌 요구안은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협약 무효화 △SK하이닉스 2026년 임단협 내용 중 성과급 논의 즉시 중지 △삼성전자 170조 원·SK하이닉스 100조 원 이상의 주주환원 등이다.

민경권 대표는 "주주환원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사 전원을 상대로 개정 상법에 의거해 주주 충실의무 위반 혐의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장] 주주단체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불법" 전영현 노태문 곽노정 고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주환원 압박 가시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부터),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대규모 주주 환원을 통해 주주들을 달래려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4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결의했다. 국내 상장사 자기주식 소각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현행 3개년(2024~2026년) 정책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 7월30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이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가 100조~2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민경권 대표는 주주환원과 관련해 "사상 최대 이익을 축적하고도 성과급은 상한 없이 배정하면서 주주환원을 최소화하는 것은 경영 재량이 아닌 충실의무 위반"이라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이사 전원을 상대로 주주 대표소송, 형사고발 확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