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이익 견인하는 트레이더스, 한채양 할인점 매출 반등으로 통합경영 성과 낼까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할인점 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채양 사장이 2025년 11월 열린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마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가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의 견조한 성장 덕분에 실적이 늘어나고 있다.

할인점 사업부(이마트) 역시 이익 창출 능력을 회복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트레이더스 사업부(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본진이 살아나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맞이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이마트 매출 반등을 통한 통합경영의 성과를 보여주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마트 실적을 종합하면 트레이더스가 이마트 별도기준 실적의 핵심 수익사업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는 별도기준으로 할인점 사업부(이마트), 트레이더스 사업부(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전문점 사업부(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에브리데이 사업부(이마트에브리데이) 등 4개 사업부로 이뤄져 있다.

이마트의 뿌리는 할인점 사업부다. 하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이미 트레이더스 사업부가 이마트를 먹여살리는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트레이더스 사업부는 상반기 총매출 2조529억 원, 영업이익 824억 원을 냈다. 할인점 사업부가 낸 매출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영업이익만 보면 이마트보다 흑자 규모가 300억 원가량 많다.

외형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트레이더스 사업부의 상반기 매출 성장률은 10.0%로 할인점 사업부 0.2%, 전문점 사업부 1.7%, 에브리데이 사업부 4.8%를 크게 앞선다.

트레이더스 사업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마트의 핵심 사업부로 떠올랐다.

이마트는 2024년 트레이더스 사업부에서 총매출 3조5495억 원, 영업이익 924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총매출은 5.2%, 영업이익은 59.0% 증가했다.

같은 해 할인점 사업부는 총매출 11조6665억 원, 영업손실 199억 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덩치로는 트레이더스 사업부가 훨씬 작았지만 내실 측면에서는 할인점 사업부의 부진을 트레이더스 사업부가 메웠다고 할 수 있다.

2025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트레이더스 사업부는 총매출 3조8520억 원, 영업이익 1293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총매출은 8.5%, 영업이익은 39.9% 증가했다.

같은 해 할인점 사업부는 총매출 11조6494억 원, 영업이익 87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트레이더스 사업부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까지만 하더라도 이마트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내는 사업부는 바로 할인점 사업부였다. 하지만 2024년 할인점 사업부가 영업손실을 낼 때부터 트레이더스 사업부가 이마트의 영업이익 1등 사업부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트레이더스 사업부는 고객과 상품 지표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트레이더스 방문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다. 자체브랜드 ‘T스탠다드’ 매출은 24.2%, 저가형 식음료 매장 ‘T카페’ 매출은 13.9% 증가했다.

할인점도 성과를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형 할인행사에서는 일부 성과를 냈다. 

이마트 할인점은 올해 2분기 ‘고래잇 페스타’ 기간 매출과 고객 수가 각각 8.8%, 4.1% 늘었다. 하지만 분기 전체 총매출 증가율은 0.8%에 머물렀다. 행사 때 늘어난 고객을 평상시 방문과 매출로 연결하는 일이 과제로 남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업부별 성장률 차이를 놓고 고객 수요가 분산된 영향도 있다고 바라본다. 이마트가 일반 할인점과 창고형 할인점, 기업형 슈퍼마켓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도 창고형 할인점으로 할인점 사업의 한 축이다. 일반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고객 수요를 나눠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 할인점은 여전히 이마트 오프라인 사업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사업부와 수익구조도 별도로 구분되는 만큼 트레이더스의 성장만으로 일반 할인점의 매출 정체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할인점 사업부의 총매출 성장률은 2022년 4.8%를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2023년 -2.6%, 2024년 -3.5%, 2025년 -0.1%로 계속 뒷걸음질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 이익 견인하는 트레이더스, 한채양 할인점 매출 반등으로 통합경영 성과 낼까

▲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이 이마트의 핵심 사업부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인천 남동구에 있는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구월점 외관. <이마트>


물론 이마트 할인점 사업부의 실적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외형을 반등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이 약해질 우려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는 점에서 매출 회복의 동력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다행히 최근 긍정적인 지점이 포착되고 있다.

신규점과 폐점 영향을 제외한 올해 2분기 기존점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3.8% 늘었다. 통합매입 효과로 매출총이익률도 0.7%포인트 개선됐다.

7월에는 할인점 총매출이 지난해 7월보다 7.8% 증가했다. 기존점 매출도 8.6% 늘어 트레이더스의 8.5%를 근소하게 웃돌았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홈플러스 폐점 확대 등 경쟁구도 변화가 이마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진행한 구조조정과 오프라인 사업 통합 효과, 본업 경쟁력 강화가 이마트의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할인점의 위상 회복은 한채양 사장이 추진해 온 통합경영의 성과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한 사장은 2023년 9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3사의 통합대표로 발탁됐다. 올해 9월이면 통합경영을 시작한 지 3년이다.

한 사장은 세 회사의 매입과 물류, 마케팅을 묶어 구매 협상력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2024년 7월 합병해 통합매입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

통합경영의 목표는 비용 절감에 머물지 않는다. 낮아진 원가를 가격에 다시 투자해 고객 수와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한채양 사장은 2025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개선된 원가 절감분을 가격에 재투자해 고객 수가 증가하고 매출이 확대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사장으로서도 할인점 사업부의 실적 회복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2024년 3월 임기 3년의 이마트 사내이사로 선임돼 2027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실상 올해가 첫 임기의 성과를 온전히 보여줄 마지막 해인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통합매입으로 확보한 원가 개선 효과를 가격에 투자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고래잇 페스타와 5K프라이스, 노브랜드 등 가성비 상품을 강화하고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신규 출점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