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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동발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가에 따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은 해외 수출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정 회장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관세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던 시기에도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공격적 경영에 나선 바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후 지난 3월 현대차와 기아 모두 해외 판매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쟁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정 회장은 이번 악재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량을 더 늘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전쟁 여파로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수출이 많은 현대차그룹엔 오히려 수익성을 더 높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이 중동발 고유가와 고환율을 수익성 개선의 기회로 삼고, 지난해에 이어 공격 경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관세에 이어 올해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에 놓이며, 위기 경영에 들어갔다.
당초 그룹은 올해 미국 자동차 관세 15%를 적용받으며 수익성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이란 전쟁이란 악재에 일정 부문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3월 현대차 해외 판매는 1년 전보다 2.4% 감소했고, 기아는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 회장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았을 때도 "현대차그룹의 DNA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수 차례 언급했다.
▲ 현대자동차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현대자동차>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했고, 미국 현지 판매가격 동결로 시장 점유율을 되레 더 늘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소매 기준 98만4017대를 팔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1.3%로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 11%대에 진입했다.
정 회장은 이번 중동발 위기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여러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 가운데 중동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실적 발표 때도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등을 기타 지역으로 한 데 묶어 판매량을 밝힌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중동 첫 생산거점인 사우디아라비아 공장을 올해 완공하고 4분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동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신흥 시장 공략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중동 생산 거점 마련이 늦춰지면 기존 시장 판매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고유가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3월까지 누적 3만4303대를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가 올해 1월부터 펼친 전기차 가격 인하와 고유가가 겹치면서 높은 판매 실적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기아에 이어 현대차 전기차 가격 인하를 '깜짝 카드'로 꺼내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판매보다 수출이 많기 때문에 높은 환율은 실적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수출 대금이 달러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때마다 긍정적 환율 효과를 언급해왔다.
올해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64.93원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았던 2025년 1분기(약 1452원)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현대차와 기차는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영업이익이 약 2천억~3천억 원 증가하는데, 올해 고환율에 따른 상당한 수익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