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슨이 대부분 한국에서 거둬들인 게임사업 수익을 일본 본사(넥슨재팬)와 넥슨 오너 일가에 배당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일본 주주들에게만 배당금 등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넥슨 오너가와 일본 주주만 배불려, 돈 버는 국내에선 '주주환원 제로'

▲ 넥슨이 대부분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일본 본사(넥슨재팬)와 일본 주주, 오너 일가에 배당하는 데 비해 국내에선 전혀 주주환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넥슨>


5일 게임 업계와 일본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넥슨 재팬은 최근 실적 성장에 힘입어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1월 말까지 약 250억 엔(약 2356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또 지난해 반기 배당금 역시 주당 15엔에서 30엔으로 1년 만에 배로 늘렸다. 

이에 따라 넥슨재팬의 연간 배당금은 2024년 주당 22.5엔에서 2025년 주당 45엔으로 배로 늘었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난 주당 60엔 배당이 예상된다. 

그간 주당 5엔 수준의 저배당을 유지하던 넥슨재팬은 2021년 주당 7.5엔으로 배당금을 올린 이후 꾸준히 배당을 늘려왔다. 넥슨재팬은 2024년엔 ‘직전 회계연도 영업이익의 33% 이상 환원’이라는 주주환원책을 밝히며, 일본에서 주주환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넥슨재팬의 주주환원 재원은 대부분 한국 법인인 넥슨코리아로부터 나온다. 

일본 전자공시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지난해 3월 704억3400만 엔(약 6550억 원)과 9월 1242억5400만 엔(약 1조1560억 원)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946억8800만 엔(약 1조8110억 원)을 넥슨재팬에 배당했다.

이는 넥슨코리아의 2024년 연간 순이익인 9647억 원의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넥슨코리아는 2024년 매출 2조4173억 원, 영업이익 3920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사실상 넥슨의 중간지주사로서 자체 현금 창출력이 부족한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를 비롯한 자회사들로부터 배당을 받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이익이 대부분 일본 본사로 이전되고 있다. 

넥슨재팬은 지난해 ‘마비노기 모바일’, ‘메이플 키우기’, ‘아크 레이더스’ 등 주요 신작이 국내 시장에서 흥행하며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이뤘다.

넥슨재팬은 지난해 매출 4조5072억 원, 영업이익 1조765억 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6%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간 주요 매출원이었던 중국 게임사업이 크게 위축된 데 비해 한국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넥슨재팬의 지난해 연간 총 매출에서 국내 매출 비중은 52%로 과반을 넘어서는 등 한국 시장에서 대부분의 매출과 수익을 만들었다. 일본 시장 매출 비중은 약 3%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비중은 23%였다.

하지만 넥슨의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의 실질적 수혜는 넥슨재팬과 넥슨재팬을 지배하고 있는 넥슨그룹 지주사 NXC, NXC를 소유하고 있는 오너 일가에 집중되고 있다. 

NXC는 넥슨 일본법인의 지분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다.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넥슨코리아는 국내 개발 법인인 넥슨게임즈의 최대주주다. 2024년 말 기준 NXC의 현금성 자산은 6조7175억으로 집계된다.

NXC는 고 김정주 창업주의 아내인 유정현 NXC 이사회 의장과 두 자녀 등 총수 일가가 69.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고 김 창업주 상속세 대납분으로 기획재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NXC가 넥슨재팬 배당금을 바탕으로 NXC 총수 일가에 지급한 배당금은 2023년 회계연도 분 약 80억 원에서 2024년 회계연도 분 177억 원(배당 총액 255억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2025년 분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일본법인(넥슨재팬)이 수취한 배당금은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사업을 위한 재투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된다"며 "글로벌 기업업으로서 그룹사 간 배당은 그룹의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넥슨 오너가와 일본 주주만 배불려, 돈 버는 국내에선 '주주환원 제로'

▲ 넥슨게임즈는 회사의 이익잉여금을 주로 게임 개발에 투자하며, 지금까지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게임즈>


이에 반해 넥슨의 국내 주주환원은 전무하다. 넥슨 그룹 계열사 가운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넥슨게임즈가 유일한데, 넥슨게임즈는 지금까지 배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넥슨게임즈는 시가총액이 약 7천억 원 수준으로 국내 증시 게임 상장사 중 10위권에 들지만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결손금을 털어내고 2025년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 1500억 원을 쌓았다.

다만 게임 개발 자회사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고, 매년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 주주환원책을 실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넥슨게임즈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회사 차원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계획이 구체화되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