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티빙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들도 차별성을 앞세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 틈을 노려 토종과 글로벌 플랫폼들도 물량 경쟁 대신 색깔 경쟁에 나섰다. 스포츠, 장르 특화 드라마, 대형 지식재산권(IP) 등 각자의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구독자 붙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OTT 플랫폼들의 올해 기대작을 살펴보면 플랫폼별 색채가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CJENM이라는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한 티빙의 전략은 비교적 분명하다.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드라마와 검증된 콘텐츠의 확장을 앞세우고 있다. 대형 신작을 쏟아내기보다 과몰입을 유도하는 콘텐츠로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대리수능’은 입시 부정을 소재로 한 사회 고발형 스릴러다. 단순한 범죄 서사를 넘어 자본이 개입된 사교육 시장의 이면을 조명한다. 올해 공개 예정이나 방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대리수능은 강남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의 저소득층 특별 장학생이 자신의 약점을 쥔 협박범의 대리수능을 보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입시 카르텔에 얽히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학벌 중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현실적으로 드러냈다.
‘유미의 세포들3’는 티빙의 IP 확장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올해 4월부터 방영된다. 안정적 팬덤을 기반으로 실사와 3차원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기존 형식을 유지하면서 주인공의 커리어 성장과 새로운 인물과의 관계 변화를 중심 서사로 내세웠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사랑을 세포들의 시각으로 풀어낸 로맨스 드라마다. 2021년 시즌1, 2022년 시즌2가 공개되며 티빙의 대표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감정을 의인화한 세포 캐릭터를 통해 연애와 직장 생활을 유쾌하게 재해석했다고 평가된다. 올 상반기 공개 예정인 시즌3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장한 이후의 유미를 다룬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직관적 재미’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깊은 해석을 요구하기보다 즉각적인 웃음과 몰입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대작으로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가 꼽힌다. 올해 공개될 예정이나 방영 시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연쇄 충돌 블랙 코미디이다. 제작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대표가 공동 설립한 퍼스트맨스튜디오가 맡았다.
▲ 올해 OTT 플랫폼들이 각자 차별화된 콘셉트를 앞세운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출연진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시즌2’도 주요 라인업에 포함됐다. 구체적 방영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 부여를 배경으로 온양 출신 찌질이 장병태가 전설의 싸움꾼 '아산 백호'로 오해를 받으면서 부여농고 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낸 청춘 드라마다.
부여 농업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제작되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바닷가 수산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출연진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쿠팡플레이의 전략은 스포츠 중계에서 완성된다. 프리미어리그와 국내 프로축구 등 주요 리그의 중계권을 확보해 정기적인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경기 생중계뿐 아니라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프리뷰 콘텐츠를 함께 선보이며 팬층을 넓혀나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대형 제작비를 앞세운 ‘프리미엄 대작’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의 자본력을 한국적 서사에 결합해 영화관 수준의 영상미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미장센과 완성도 높은 연출을 통해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현혹’은 1935년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올해 하반기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화가가 매혹적인 여인의 초상화를 의뢰받으며 그녀의 정체에 얽히는 과정을 그린다. 시대 배경을 정교하게 재현한 세트와 화면 구성을 통해 작품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재혼 황후’ 역시 기대작이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수십억 회를 기록한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올해 하반기 공개된다.
황후 나비에가 변심한 황제와 이혼한 뒤 새로운 선택을 하는 서사를 판타지 로맨스 장르로 풀어냈다. 화려한 의상과 궁전 세트, 컴퓨터 그래픽 효과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연출이 특징이다.
웨이브는 지상파의 방대한 콘텐츠 자산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OTT에 특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익숙한 지상파 드라마와 수위 높은 서바이벌 예능을 병행해 폭넓은 시청층과 젊은 이용자를 동시에 겨냥한다.
4월 공개되는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현대 왕실에서 벌어지는 로맨스와 권력 갈등을 그린다. 화제성 높은 배우진과 대중적인 서사를 결합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흡인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예능에서는 보다 과감한 시도가 이어진다.
‘피의 게임X’(가제)는 ‘피의 게임’ 시리즈의 외전 형식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올해 공개 예정이나 구체적 방영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피의 게임’은 참가자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상금을 두고 경쟁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차별화된 규칙을 적용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전략과 심리전을 강조한다. 기존 시즌보다 긴장감을 높인 구성으로 몰입도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사상검증구역: 더커뮤니티2’는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커뮤니티’의 두 번째 시리즈다. 마찬가지로 올해 공개될 예정이나 정확한 방영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치, 젠더, 계층 등 사회적 이슈를 게임 형식으로 풀어내는 포맷을 유지한다. 현실의 갈등 요소를 토론과 경쟁 구조에 담아내며 논쟁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OTT 시장의 승부는 플랫폼별 색채와 체류 전략, 그리고 IP 확장 능력에서 갈릴 것이로 전망된다.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는 여전하지만 후발 주자들이 자신들만의 필살기로 틈새를 넓히며 시청자의 선택지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