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둘러싸고 향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최대 20%로 제한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두 회사의 합병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해진 '승부수' 네이버-두나무 합병 엇갈린 관측, "정부 규제에 무산 가능성" vs "규제 전 성사"

▲ 지난해 11월27일 열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3사 경영진이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네이버>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로 합병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다른 일각에선 기존 일정대로 합병 거래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 강화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네이버의 두나무 계열사 편입 전략이 변수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당초 추진되던 두 회사의 합병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네이버는 그동안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주식교환을 통해 현금 유출 없이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신사업 동력을 확보하려는 구상이었다. 이를 통해 커머스와 결제, 자산관리,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핀테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대주주 지분율이 최대 15~20%로 제한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100% 자회사 편입은 불가능해진다.

이 조항은 당초 업계 반발로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빗썸의 ‘유령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정치권과 금융 당국에서 거래소의 지배구조 분산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조항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사고를 언급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줄곧 반대했던 여당 내부에서도 일정 수준의 규제 도입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오지급 사고는 규제와는 큰 관련성이 없는 단순한 사람의 실수(휴먼에러)에 가깝지만, 입법 과정에서 정치권의 규제 강화 빌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규제가 도입될 경우 네이버는 당초 구상했던 완전 자회사 편입 대신 두나무의 지배력을 일부 포기하는 방향으로 양사 협력 구조를 재설계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두 회사 내부에서도 규제 도입 여부를 지켜보며 합병 구조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진 '승부수' 네이버-두나무 합병 엇갈린 관측, "정부 규제에 무산 가능성" vs "규제 전 성사"

▲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2025년 11월27일 열린 네이버–두나무 합병 관련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의장은 이날 합병 이유에 대해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을 일부만 확보하거나, 재무적 투자자(FI)와 공동 소유하는 구조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포괄적 주식교환 대신 일반 주식교환이나 신주 인수, 기존 주주 지분 일부 매입 등 다양한 대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경우 전략적 시너지에 대한 기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전 자회사 편입과 달리 단순 전략적 투자에 가까워지면서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두나무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산정했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이) 일부 지분만 취득할 경우 가치 재산정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지분만 취득할 경우 장기적 파트너십이 약해지고, 전략적 통합 효과도 기대보다 제한돼 실익이 적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도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비은행 기업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 유인이 적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재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연구원은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율 규제는 기존 형성된 민간 기업의 소유구조를 사후적으로 재편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이라며 "시행될 경우 가상자산 업계가 기존 은행 중심구조에 종속되고, 업계의 투자 위축과 혁신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합병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네이버와 두나무 경영진 간 합의를 마친 데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연내 제정된다고 해도 발효는 내년부터이기 때문에 올해 두 회사의 올해 합병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내년 발효하는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5월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두 회사의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형중 고려대 교수는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율을 축소하는 것 자체는 주주 간 소유 분산이나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분을 20%만 보유하더라도 사업성이 충분하다면 기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도 예정대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진행 중인 사안으로,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