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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HMM 민영화 어떻게, 포스코 KT의 길과 대우조선해양의 길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10-2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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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HMM의 민영화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셈법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단순하게 표면적으로 본다면, 각 정부기관과 국책금융기관들이 HMM 민영화의 ‘시기’를 놓고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본다면 단순히 시점 문제보다는 훨씬 복잡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HMM의 민영화가 한국 해운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과연 HMM의 민영화는 ‘어떻게’ 진행돼야 할 것인가를 놓고 각 부처와 기관의 수장들이 열심히 생각을 맞춰보고 있다는 것이다.

강 회장과 조 장관의 말을 살펴보면 HMM의 매각이 우리나라 해운 산업,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 미칠 영향이 매우 심대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강 회장은 HMM의 조기매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HMM은 우리나라 전체 해운산업의 그림에서 봐야하기 때문에 정부부처간에 여러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조 장관은 “HMM이 관게부처 협의 없이 매각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해수부 장관직을 내놔야 한다”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HMM의 매각이 한 나라의 장관이 장관직을 걸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HMM 매각에서 시점보다 중요한 것은 ‘방법’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SM그룹 등이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민영화에는 사기업에게 운영권을 넘기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포스코와 KT의 사례를 통해 민영화에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포스코, KT의 민영화는 모두 김대중 정부 때 진행됐다. 그리고 두 기업 모두 현재는 기업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대주주가 없고,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는 주인 없는 기업, 국민 기업으로 불리며 ‘민영화’와 ‘공공성’이라는 두 속성을 모두 보유한 형태로 경영되고 있다.

HMM이라는 기업의 ‘공공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우리나라 경제를 표현하는 말 중에 가장 유명한 말이 바로 ‘수출 주도형 경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그리고 이런 나라에서 해상 물류가 막혔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코로나19때 발생했던 물류대란에서 모든 국민들이 확실하게 느꼈다. 그 과정에서 국적선사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기도 했다.

사실 2010년대 중반, 그러니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그러니까 지금의 HMM이 거의 나락으로 갈 때는 머스크나 MSC처럼 싸고 좋은 해외 선사가 있는데 굳이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현대상선을 살려야 하냐는 지적이 많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번 물류 대란을 겪으면서 그 때 현대상선을 살려낸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됐다.

현재 우리나라 컨테이너 국적선사는 사실상 HMM밖에 없다. 물론 SM상선이 있긴 하지만, 워낙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나 포스코같은 민간 기업이 HMM 관리하게 되는 것은 정부로서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현재 산업은행 회장과 해수부 장관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HMM을 민간에 맡기는 것이 맞다는 데에는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나 KT의 방식을 따르더라도 주인이 대기업이 아닐 뿐 민간에 맡긴다는 대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당연히 HMM의 공공성을 생각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런 방법이 ‘옳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방법의 민영화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은 바로 ‘투자’다.

완전히 몰락했던 HMM이 살아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해운업은 대규모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업종이다. 이런 업종이라면 당연히 대기업 집단의 지원을 받는 것이 HMM의 미래에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포스코와 KT같은 국민 기업이 된다면 HMM은 민영화 이후로는 완전히 자력으로만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죽을 뻔 한 사람 살려놔서 다시 내보냈더니, 다시 팔 한쪽 잃어버리고 병원에 실려오게 되는 일을 걱정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현재 세계 해운산업이 굉장히 크게 변화하고 있고, HMM은 변화의 기로에 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주인이 있는 기업이 훨씬 효율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처럼, HMM의 매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보다는 ‘어떻게’라고 볼 수 있다. 모든 매각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공성을 어느정도 담보하면서도 HMM의 지속적인 생존, 더 나아가 성장에 가장 잘 맞는 매각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얘기했던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실현 가능한 HMM의 매각 시나리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다음 영상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해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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