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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연내 출범 경쟁 치열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2-21 11: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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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연내 출범 경쟁 치열  
▲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뉴시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안에 먼저 출범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금융위원회의 첫 번째 본인가를 받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해 상징성과 함께 시장을 선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범위가 명확하게 확정되지 않은데다 IT시스템 구축이나 인력 확보 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준비 어디까지 왔나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가교법인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본인가를 받을 채비에 들어갔다.

가교법인은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아 인터넷전문은행이 정식 은행법인으로 출범하기 전까지 존재하면서 은행 설립을 준비하는 임시법인을 말한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본인가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본인가 신청을 받은 뒤 1개월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본인가 승인을 받으면 6개월 안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카카오뱅크 가교법인인 한국카카오주식회사는 17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991억 원으로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발행 대상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 KB국민은행 등 컨소시엄 주주들이다.

한국카카오주식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천억 원으로 늘렸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향후 유상증자를 추가로 실시해 자본금 3천억 원으로 카카오뱅크를 출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카카오주식회사는 1월22일 초기 자본금 9억 원으로 출범했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과 이용우 한국투자금융 전무가 한국카카오주식회사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케이뱅크 가교법인인 케이뱅크준비법인은 1월25일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KT, 우리은행, GS리테일, 한화생명 등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 21곳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본금 2500억 원을 확보했다.

케이뱅크준비법인은 서울 종로구에 케이뱅크 사옥으로 쓰일 건물도 미리 사들였다. 케이뱅크준비법인은 3월쯤 사옥에 입주한다.

◆ 인터넷은행 본인가에 필요한 과제는?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본인가 승인을 받는데 주력한다.

이영환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먼저 문을 연 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하고 결국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연내 출범 경쟁 치열  
▲ 황창규 KT 회장.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본인가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이 본인가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은행업에 필요한 인력, 조직, 전산설비 등 인적 요건과 물적 요건을 갖췄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본인가를 받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IT시스템 구축에 온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6일 IT시스템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SKC&C, LGCNS 등이 카카오뱅크의 IT시스템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3월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IT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IT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뱅크웨어글로벌, KTDS 등 컨소시엄 주주회사들의 역량을 활용해 IT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용 은행서비스 ‘위비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뱅크웨어글로벌과 KTDS는 금융권 IT서비스 회사들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 컨소시엄에는 금융권에서 IT시스템을 운영하거나 구축한 경험이 있는 회사들이 많아 이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려 한다”며 “향후 필요하다면 외부 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주주회사들 위주로 IT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은 본인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상대의 준비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IT시스템 구축 등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본인가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인터넷전문은행, 연내에 출범할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안에 출범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금융권 일각에서 나온다.

현재 은행법은 은행업무를 고유업무, 부수업무, 겸영업무로 구분해서 규정하고 있다. 고유업무는 예적금 수입, 자금 대출, 어음 할인, 내국환과 외국환 관리, 유가증권 등 채무증서 발행 등을 가리킨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범위에 대해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본인가를 신청할 때 은행법상 고유업무 준비를 100%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연내 출범 경쟁 치열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향후 은행의 고유업무를 얼마나 수행하느냐에 따라 IT시스템 구축과 사업계획에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만큼 준비단계에서 금융당국과 사업자가 모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업무 범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IT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간에 쫓겨 IT시스템을 졸속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생략한 채 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면 개발 요건을 정의하고 적용 기술을 사전에 검토하는 정보화전략계획 사업부터 먼저 시행한다. 그러나 비교적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조차도 정보화전략계획 진행에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생략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금융인력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200명을 목표로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비슷한 규모로 인력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가운데 IT인력은 비교적 빠르게 확보되고 있는 반면 금융인력 모집률은 낮은 편이다.

케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리은행은 케이뱅크로 이직할 인원을 현재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KB국민은행은 신청일정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인력을 일반적으로 채용하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컨소시엄 주주회사에서 이직이나 파견을 받고 있지만 연봉 차이와 안정성 문제 때문에 인력을 모으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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