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지방선거 대참패에도 재기의 길 모색할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를 본 뒤 지방선거 종합상황실에서 말없이 나가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기를 모색할 수 있을까?

홍 대표는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하면서 앞으로 한동안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과 당협위원장 등이 포함된 ‘자유한국당 재건 비상행동’은 13일 오후 7시경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점거했다.

비상행동은 당 지도부가 당사 개표상황실을 비운 사이 상황실에 나타나 ‘홍준표 일당 아웃!’과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재건을 위한 선언문’을 통해 “홍 대표는 당권 농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며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며 “홍 대표 본인은 저질스러운 언행으로 명예를 중시하는 보수의 품격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당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 13일 오후 9시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으로 그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개표가 완료되면 14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여섯 곳을 지키겠다고 공언했으나 단 두 곳을 수성하는 데 그치면서 대표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를 향한 당 내부의 거센 반발을 감안할 때 홍 대표가 앞으로 당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힘들어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해 새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모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과정에서 홍 대표가 전면에 나서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정치권은 바라본다.

관건은 홍 대표가 당에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국회의원도, 광역지방자치단체장도 아닌 신분으로 자유한국당에서 재기를 모색해야 하는 셈인데 그동안 자유한국당 내에 세력을 완벽하게 구축해놨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재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장제원 대변인 등이 ‘친홍’계 인사로 분류되긴 하지만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이들도 자리보전을 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들의 측면 지원사격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홍 대표가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두 달 만에 ‘보수결집’을 내세우며 당의 핵심 역할로 복귀했던 이력을 고려하면 또 다시 ‘보수결집’을 내세워 핵심 역할로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당원들이 홍 대표의 대표 재임 시기에 ‘보수 결집’에 실패했다는 책임을 한동안 거론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복귀 시도 가능성도 넓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주축으로 한 정계개편이 현실화하면 홍 대표의 복귀는 더욱 힘겨워질 수 있다.

그동안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자유한국당과 합당 얘기가 나올 때마다 홍 대표의 ‘존재’를 이유로 선을 그었다. 하지만 홍 대표의 사퇴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게 되면 홍 대표가 당 내에서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