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인천광역시 1금고를 두고 정면 승부를 펼친다.

정 행장은 20년 동안 이어온 신한은행의 ‘인천시 금고지기’ 아성을 지키기 위해, 이 행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로 본점을 이전하는 상황에서 ‘인천의 은행’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맞붙는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인천시 2금고 유찰 계산에 없다, 정상혁 이호성 1금고 '배수의 진'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과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인천시 1금고 경쟁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천시가 2일 시금고 신청서 접수를 마친 가운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1금고에 도전장을 냈다.

인천시가 8월13일 진행한 금고지정 관련 설명회에는 두 은행 이외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참석했다고 알려졌다.

5대 은행이 모두 관심을 보인 셈인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는 만큼 다른 은행들은 1금고 경쟁에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이번 인천시금고 쟁탈전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1금고 경쟁에 시선이 쏠렸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를 맡아 20년 동안 금고지기 자리를 지켜왔다. 오랜 기간 축적한 인천시금고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1금고 운영권도 수성하고자 한다.

반면 하나은행 역시 인천시 1금고를 차지해야 하는 명분이 상당하다.

하나금융그룹은 9월 중순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사를 옮긴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인천에 본점을 두는 곳은 하나금융이 유일하다. 하나은행은 이에 맞춰 인천의 대표 은행 자리를 노리는 것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에게는 20년 동안 쌓아온 아성이, 이호성 하나은행장에게는 지역 대표 은행으로서의 위상이 걸려있는 만큼 상징성 측면에서 1금고를 내어줄 수 없는 셈이다.

그런 만큼 2금고 재입찰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 모두 1금고 이외 여지를 두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1금고와 2금고를 다른 은행에 맡기는 ‘복수 금고’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신청 접수 단계에서 1·2금고 중복 신청은 가능하지만 1·2금고 운영권을 모두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1금고는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기금 등 약 15조 원을 관리하고 2금고는 기타특별회계 약 2조 원을 담당한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인천시 2금고 유찰 계산에 없다, 정상혁 이호성 1금고 '배수의 진'

▲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인천시 1금고 경쟁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신한은행>


현재 인천시 2금고는 NH농협은행이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인천시는 조만간 재공고를 내고 2금고 신청서를 다시 접수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2금고에 도전할 명분은 있다.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2금고를 차지해 4년 동안 인천시금고를 맡는다면 다음 금고지정 경쟁에서는 금고 운영 경험의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1금고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때 인천시금고 운영 체계 안에서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4년을 보내는 것보다는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1금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1금고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 역시 “2금고 재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 행장이 이처럼 치열한 인천시금고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신한은행의 기업영업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앞서 서울시금고 경쟁에서도 1·2금고를 모두 수성하면서 기업영업 부문에서 위상을 높였다.

하나은행이 인천시 1금고를 차지한다면 이 행장은 숙원사업을 이뤄낸 성과를 올리게 된다. 하나은행은 2018년과 2022년에도 인천시 1금고에 도전했으나 신한은행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인천시금고 선정 결과는 9월 가운데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