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가 배달의민족의 2030 고객 우위를 바탕으로 무료배달을 넘어 장기구독과 전용 혜택, 장보기 서비스까지 늘리며 고객 붙잡기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배달의민족은 2030 소비자 결제지표에서도 쿠팡이츠보다 앞서 있지만 상대적 격차는 20대와 30대에서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무료배달뿐 아니라 장기구독과 콘텐츠 결합, 전용상품, 장보기 서비스 등을 더해 이미 확보한 고객을 반복 이용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1일 배달앱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국내 배달앱 이용자 규모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시간 앱·결제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의 조사에 따르면 7월 배달의민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302만 명으로 배달앱 가운데 가장 많았다. 쿠팡이츠가 1313만 명으로 2위였고 요기요 355만 명, 땡겨요 249만 명이 뒤를 이었다.
7월 배달 플랫폼 4사의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3조2787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특히 쿠팡이츠는 결제추정금액과 앱 이용자 수가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해 배달의민족을 뒤쫓는 흐름을 이어갔다.
배달앱 1·2위인 두 플랫폼의 경쟁 구도를 연령별 결제지표로 좁혀보면 배달의민족이 20대와 30대에서 모두 쿠팡이츠보다 앞선 가운데 우위의 정도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와이즈앱·리테일의 '2030대 리테일 브랜드 순 결제추정금액 인덱스 톱15'를 보면 20대에서 배달의민족은 64.5로 네이버·네이버페이(100), 쿠팡(98.0)에 이어 전체 리테일 브랜드 3위에 올랐다. 쿠팡이츠는 33.9로 6위였다.
와이즈앱·리테일은 각 연령대에서 2026년 상반기 순 결제추정금액이 가장 많은 리테일 브랜드를 각각 100으로 놓고 나머지 브랜드의 값을 산출했다.
배달앱끼리만 놓고 보면 20대에서 배달의민족 지수는 쿠팡이츠의 약 1.9배다. 배달의민족은 GS25(38.8)와 CU(36.8)보다 상당히 높았지만 쿠팡이츠는 두 편의점을 넘지 못했다.
30대에서는 배달의민족이 32.7로 역시 전체 리테일 브랜드 3위를 유지했고 쿠팡이츠는 20.8로 바로 뒤인 4위에 자리했다. 배달의민족 지수는 쿠팡이츠의 약 1.6배로 20대보다 상대적 격차가 작았다.
배달의민족이 2030 모두에서 쿠팡이츠보다 높은 결제지수를 보이지만 20대에서 확보한 우위가 30대에서도 같은 정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 셈이다. 쿠팡이츠의 추격이 이어지는 만큼 김 대표에게는 1위 이용자 기반을 유지하면서 고객층별로 배달의민족을 다시 선택하게 만드는 일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쿠팡이츠의 이용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기존 고객을 붙잡아야 할 필요성을 키운다. 모바일인덱스의 별도 집계에서 7월 이용자는 1년 전보다 배달의민족이 6.8% 증가한 반면 쿠팡이츠는 20.9% 늘었다.
김 대표는 이런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취임 초기부터 '고객 경험'을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축으로 꺼냈다. 2025년 1월 대표에 오른 뒤 같은 해 3월 직접 리더를 맡는 '배민 2.0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고객·경험·기술·서비스를 경쟁력 강화의 네 축으로 제시했다.
▲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과 티빙을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김 대표 체제에서 이어진 서비스들은 고객이 처음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도록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한 번 들어온 고객을 오래 붙잡는 쪽으로 맞물린다. 무료배달에 장기구독과 콘텐츠, 전용상품 등을 더해 다음 주문에서도 배달의민족을 선택할 이유를 쌓는 방식이다.
대표적 사례가 배민클럽 장기 구독이다. 배달의민족은 2월 배민클럽 12개월 이용권을 2만3880원에 출시했다. 월평균 1990원꼴로 정상 월 이용료 3990원보다 약 49% 저렴한 프로모션 상품이다.
배달 밖 혜택도 구독 안에 넣었다. 배달의민족은 2025년 티빙과 결합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유튜브 프리미엄과 배민클럽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배민 전용 상품과 회원 특화 혜택도 고객을 다시 불러오는 카드로 쓰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8월 60계치킨·스텔라떡볶이와 자사 앱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픽업 전용 메뉴를 내놨다. 7월에는 배스킨라빈스와 배민클럽 특화 혜택과 배민 단독 신제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로운 고객의 주문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배민클럽을 유지할 이유도 더했다. 2025년 4월 선보인 '한그릇'은 최소주문금액 없이 1인분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2025년 주문 건수가 2700만 건을 넘었다.
음식배달이 필요하지 않은 날에도 배달의민족을 찾도록 장보기 영역도 넓히고 있다. 배민B마트는 상시 할인 행사 '최저가도전' 대상 상품을 운영 초기 250여 개에서 올해 8월 약 600개까지 늘렸다. 7월 대상 상품 주문 수는 전국 서비스를 확대했던 2025년 9월보다 62%, 거래액은 53% 증가했으며 전체 B마트 주문의 80% 이상에 최저가도전 상품이 포함됐다.
김 대표는 입점업주가 한 번 주문한 고객을 단골로 전환하도록 돕는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고객을 신규·단골·이탈 고객으로 나눠 어떤 고객이 다시 주문하고 떠나는지를 가게가 확인할 수 있는 '단골 관리' 기능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당시 "고객은 더 세분화되고 변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결제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생활정보까지 배달의민족 안으로 끌어들였다. 배달의민족은 8월 앱에서 전국 초·중·고교 급식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음식 주문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자가 일상에서 배달의민족을 찾을 접점을 넓히는 시도로 풀이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급식표는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매일 챙겨보는 정보인 만큼 배달의민족 앱 안에서 더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이번 기능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일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편의 기능을 계속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