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이재명 정부 경제 개혁에 리스크 될 수도, 포브스 "재벌 중심의 성장 구조 강화"

▲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호황이 한국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장기 리스크를 키울 수 있고 주택 가격 상승과 재벌 기업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이재명 정부의 경제 개혁 노력에 역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재벌 기업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산업에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아져 중장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현지시각) 포브스는 한국 경제가 인공지능 산업 중심의 성장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 한국은행의 최근 금리 인상에 반영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을 비롯한 요인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인 3%로 지난 27일 인상했다.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6%에서 3.3%로 크게 상향했다.

포브스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 관련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상반기 수출액이 2025년 상반기보다 48.4% 증가했고 자동차를 비롯한 완제품 수출은 부진했지만 반도체 수요 증가가 이를 만회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결국 인공지능 호황에 최대 수혜 산업으로 떠오른 반도체가 한국 경제 전체의 성장세를 주도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포브스는 세계 15위권 규모의 한국 경제가 인공지능 업황 호조에 수혜를 보는 수준을 넘어 경제 전체를 베팅하는 구조로 바뀌어가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 관련 산업이 앞으로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인공지능 시장이 위축된다면 한국 경제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성장 동력이 힘을 잃는 셈이기 때문에 중장기 리스크로 떠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한 수익이 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며 주택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점도 부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반도체 호황이 이재명 정부 경제 개혁에 리스크 될 수도, 포브스 "재벌 중심의 성장 구조 강화"

▲ SK하이닉스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전시용 제품. < SK하이닉스 >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노력도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포브스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14개월이 지났지만 경제 전반에 재벌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노력은 거의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반도체 호황이 이러한 단점을 더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재벌 기업들이 반도체 호황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재벌 기업들에 경제력이 집중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금과 성장 기회를 선점하는 한국 경제의 단점이 더욱 뚜렷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포브스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이재명 정부의 경제 개혁 과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중심의 산업 환경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한국 경제의 여러 과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도 교훈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대외 개방도가 높고 첨단 기술 산업에 의존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상황을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은 경제 성장 가속화와 물가 상승, 금융시장 불안 등 요인이 미국에서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연준도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등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포브스는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여러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전망이 빠르게 수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