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온이 미국에서 1조5천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 공급 계약을 따내면서, SK온에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에도 관심이 쏠린다. 

엘앤에프는 SK온을 비롯해 삼성SDI, 미국 코어셸 등을 LFP 양극재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다수의 배터리셀 업체와 LFP 양극재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의 현재 LFP 양극재 생산능력으로는 추가 수주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엘앤에프 밀려드는 LFP 양극재 주문에 증설 고심, 허제홍 북미 미트라켐 합작공장 건설 속도내나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이사가 미국 미트라켐과의 합작공장을 통해 부족한 LFP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회사의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자체적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이사는 미국 미트라켐과 북미 양극재 합작공장 건설로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엘앤에프와 미트라켐의 미국 LFP 합작공장이 엘앤에프의 생산능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온은 31일 미국 ESS 기업 네오볼타 파워와 5년간 18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1조5천억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LFP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는 연간 1만 톤 수준으로 확인된다.

엘앤에프와 SK온은 지난해 7월 북미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엘앤에프가 SK온에 LFP 양극재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SK온 계약 물량까지 합하면 엘앤에프의 LFP 양극재 생산능력은 한계치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연산 3만 톤 규모로 LFP 양극재 생산을 시작해 2027년 6만 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엘앤에프는 내년부터 삼성SDI에 연간 4만 톤 수준의 LFP 양극재를 공급한다. 여기에 미국 배터리 기업 코어셸과도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자세한 공급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내년부터 수천 톤 이상의 LFP 양극재를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 건의 계약만으로 연간 5만 톤이 넘는 LFP 양극재 주문량을 확보한 상황이라, 증설 없이는 추가 수주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허 대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다수의 배터리셀 제조사와 LFP 양극재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수주를 위해서는 생산설비 확대가 절실해진 것이다.

자체 자금 조달로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나, 회사의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2분기 말 기준 엘앤에프의 부채비율은 372.8%다. 경쟁사들이 100~150%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다.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 차입금도 7356억 원에 달한다.
 
엘앤에프 밀려드는 LFP 양극재 주문에 증설 고심, 허제홍 북미 미트라켐 합작공장 건설 속도내나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미트라켐의 본사 정문. <미트라켐>


이에 따라 미트라켐과의 미국 양극재 합작공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2025년 미트라켐에 1천만 달러(137억 원) 지분 투자를 통해 3.3%의 지분을 확보했다.

미트라켐은 지난 2024년 미국 미시건주에 연산 3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투자비는 총 3억7천만 달러(5078억 원)다.

미트라켐은 2026년 5월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1억 달러의 생산촉진 보조금을 확보했으며, 지난 8일에는 미시간주 주정부로부터 경쟁력 강화 기금(MIMCF) 5천만 달러 지원도 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미트라켐 미시건주 양극재 공장이 이르면 올해 말 착공해 2028년 완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트라켐과 합작 투자를 한다고 해도 모든 생산물량이 엘앤에프에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미트라켐 미시간 공장에는 미국 GM과 LG화학 등 여러 기업의 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허 대표가 추가 지분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파트너사(미트라켐)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 규모나 방식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현재는 국내 LFP 사업의 조기 안정화와 양산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가하는 수요에 대비해 최대 12만 톤까지 추가 증설이 가능한 국내 부지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전략적 옵션을 중장기 관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