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재훈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신약개발 관계사 메타비아에 추가로 출자하기보다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의 임상 결과를 먼저 지켜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메타비아가 외부자금으로 올해 말까지 임상을 이어갈 기반을 마련하면서 동아에스티가 당장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필요성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미국 신약개발사 메타비아' 투자 속도조절, 비만치료제 임상 경과 지켜본다

▲ 31일 동아에스티의 관계사 메타비아가 올해 말까지 회사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사진은 정재훈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사장. <동아에스티>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와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해 메타비아가 진행한 자금조달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아에스티의 상반기 관계기업 신규 취득액도 0원이다.

지난해 5월 동아에스티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메타비아에 각각 46억 원과 94억 원을 출자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메타비아는 올해 공모와 수시 시장매각(ATM), 기존 워런트 행사를 통해 임상비용을 마련했다.

워런트는 투자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회사의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투자자가 워런트를 행사하면 회사에는 주식 매입대금이 들어오지만 발행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질 수 있다.

메타비아는 1월 보통주와 선납워런트, 시리즈C·D 워런트를 묶어 발행하는 공모로 비용을 제외하고 약 710만 달러를 확보했다. 상반기에는 기존 워런트 행사로 242만 달러, ATM으로 비용을 제외하고 약 70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다.

ATM은 증권사를 판매대리인으로 두고 필요할 때 주식을 시장가격에 매각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특정 투자자에게 정해진 가격으로 신주를 한꺼번에 파는 방식과 달리 주가와 자금 사정에 맞춰 매각 시기와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

메타비아는 7월 ATM 프로그램의 총매각 한도를 기존 230만 달러에서 400만 달러로 확대했다.

외부자금 유입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028만 달러에서 올해 6월 말 1263만 달러로 22.9% 증가했다. 메타비아는 현재 자금으로 올해 말까지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주 발행이 이어지면서 동아쏘시오그룹의 지분은 크게 희석됐다.

동아에스티의 메타비아 지분율은 지난해 말 39.37%에서 올해 6월 말 13.82%로 낮아졌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율도 37.16%에서 13.05%로 떨어져 그룹 합산 지분율은 76.53%에서 26.87%로 줄었다.

동아쏘시오그룹이 향후 메타비아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지분가치의 몫은 감소했다. 대신 올해 추가 출자에 따른 현금 부담과 투자주식의 추가 손상 가능성은 늘리지 않았다.

메타비아 투자주식은 동아에스티의 순이익에 부담을 주고 있어 외부 자금 유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아에스티는 2024년과 지난해 메타비아 투자주식에서 각각 112억9543만 원과 95억8639만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최근 2년 동안 반영한 손상차손은 모두 208억8182만 원이다.

올해 6월 말 남아 있는 메타비아 투자주식 장부금액은 109억7876만 원이다. 메타비아의 주가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출자하면 앞으로 손상차손을 인식할 위험도 다시 커질 수 있다.

메타비아 주가는 8월28일 현지시각 1.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110만 달러로 6월 말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보다도 낮다.

지난해에는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돌아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통보도 받았다. 같은 해 12월 보통주 11주를 1주로 합치는 역주식병합을 실시한 뒤 최소 주가 요건을 다시 충족했다.

정 사장이 메타비아 추가 출자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은 동아에스티가 추진해온 수익성 개선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연구개발의 성공 가능성 제고와 상업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비아 지분이 희석됐어도 DA-1726의 성공에 따라 동아에스티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계약상 권리는 유지된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미국 신약개발사 메타비아' 투자 속도조절, 비만치료제 임상 경과 지켜본다

▲ 동아에스티가 메타비아와 비만 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동아에스티 모습. <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는 2022년 당시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 DA-1726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바노글리펠’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판매권을 기술수출했다. 뉴로보는 2024년 11월 회사 이름을 메타비아로 변경했다.

동아에스티는 두 후보물질의 국내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임상과 품목허가, 상업화 성과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를 받고 제품 판매 뒤에는 매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기술 지원과 비임상·임상 지원도 담당한다. 임상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조해 메타비아로부터 비용도 받는다.

당장 확인할 성과는 DA-1726의 임상 결과다.

DA-1726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앞선 임상 1상에서는 48㎎ 투여 뒤 8주째 평균 9.1%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메타비아는 현재 비만 성인 40명에게 48㎎과 64㎎을 16주 동안 투여하는 임상 1상 파트3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파트3 결과는 임상 2상 진입뿐 아니라 후속자금 확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메타비아가 1월 발행한 시리즈D 워런트는 DA-1726 임상 1상 파트3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뒤 주가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가 투자자에게 행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자자들이 워런트를 행사하면 메타비아는 신주를 내주고 미리 정한 가격에 따른 행사대금을 받는다. 임상 결과가 기대에 부합하면 워런트 행사대금을 임상 2상 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메타비아가 보유자금의 운영 가능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제시한 만큼 4분기 임상 결과를 후속 투자나 글로벌 사업개발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다음 자금조달 방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메타비아에 대한 투자 여부는 다양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사안으로 구체적인 투자 의사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향후 추가 출자 여부도 현재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