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 흐름과 관련해 "원화가 글로벌 시장 충격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흐름을 기계적으로 따르지 않겠다"고도 했다.

신 총재는 28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 관련해 “환율은 어느 정도 잡혔고, (앞으로) 어떤 종류의 충격이 와도 (대응책이) 잘 준비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오늘Who] 한은 총재 신현송 "원화 이제 면역력 갖춰, 미국 금리 흐름에 기계적으로 대응 안 한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인상됐다. 당시 신 총재는 ‘호미를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선제적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선 신 총재가 현재의 통화정책 및 상황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신 총재는 이날 원화 가치 흐름과 관련해 대외 충격에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원화는 이제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된 근거로는 최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2.5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24일 이후 가장 낮았다.

신 총재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 확대 등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신 총재는 또 미국에 해마다 200억 달러(27조6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결정이 원/달러 환율에 부담을 안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대미 투자 규모가 커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킬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오았다. 미국 투자를 달러로 집행하려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 총재는 현재 한국 외환보유액 등을 고려하면 운용 수익 등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바라봤다. 7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270억 달러(589조 원)에 이른다.

신 총재는 미국과 맺은 양해각서의 성격이 반드시 해마다 2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신 총재는 “(정부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한 것”이라며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해마다 ‘최대’ 2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우리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그것보다 적게 하거나 안 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독립된 독자적 통화정책 방침도 강조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각) 물가상승률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시장에선 이를 근거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신 총재는 "단순히 기준금리 차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통화정책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반드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계속 올린다면 그때 거시경제 상황을 새로 판단해야 하겠지만, 금리 차를 기계적으로 맞춰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