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각각 국회의원 워크숍과 연찬회를 마무리하며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입법전쟁’을, 국민의힘은 정부의 국정 운영을 견제하는 ‘대여투쟁’을 전면에 내걸었다. 

정기국회 전열 정비에 나선 민주당에서는 중도 확장 노선을 놓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와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다시 충돌했고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14년 만에 연찬회로 불러 보수 통합을 시도하는 등 여야 모두 앞에 내부 결속이라는 과제도 놓였다. 
 
민주당 '입법전쟁' 국힘 '대여투쟁' 워크숍·연찬회 마무리, 정기국회 앞서 내부 결속 시험대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27일에서 28일까지 각각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호텔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워크숍과 연찬회를 열어 결의를 다졌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28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1박2일 동안 진행한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치고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결의문에서 정기국회 100일을 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민생입법과 예산을 신속히 처리하는 동시에 사법개혁과 선거관리제도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공급 입법과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메가특구법 제정, 미래대응기금 설치, 청년문제 해결, 경찰개혁 등을 정기국회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워크숍에서 “이번 정기국회 100일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물론 민주당의 성패를 가를 골든타임”이라며 “입법전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또 “국정 발목잡기는 조금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단축된 패스트트랙 제도를 적극 활용해서라도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입법 총력전을 위한 단합을 강조한 워크숍에서는 김 대표와 정 전 대표의 중도 확장 노선 갈등이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김 대표는 27일 워크숍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는데 그 이유는 방법론의 차이 때문이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중도는 없다’론자”라며 “‘민생·실용·확장’ 노선이 우리 정부의 노선이고 이번 (전당대회를 거쳐) 선택된 당의 노선이다. 저나 (이재명) 대통령님도 비슷한 생각일 거라 보는데, 원래의 전통적 지지 기반에 중도·보수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27일) 의원워크숍에서 제 실명을 거론하며 김민석 대표 자신의 논리 전개의 도구로 사용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 거두절미 앞 뒤 자르고 본인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기 위해 직전 전당대회 경쟁자의 실명을 거명하며 일방적으로 주장한 것은 거의 폭력적”이라며 “소위 중도론에 대해서 김민석 대표와 대화를 나눈 것은 어제 본회의장에서 불과 1~2분의 대화가 전부다. 어제 잠깐의 대화가 오늘 프리젠테이션의 소재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당혹감을 표했다.

이후 김 대표는 정 전 대표의 주장도 존중한다며 불편을 끼친 데 이해를 구하고 두 사람이 함께 당원 대상 특강과 토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도 28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1박2일 동안 진행한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법치 확립과 민생 대안 마련을 뼈대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부동산·주식·반도체 정책과 안보·치안 분야에서 독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정 운영에는 단호히 맞서고 국민의 삶에는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주거 안정과 경제 성장, 국민 재산 보호, 약자 보호, 국민 안전, 지역 균형발전, 청년의 미래 등 7개 분야에서 정부 정책을 견제하고 대안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연찬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장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보수정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것은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2012년 이후 14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7일 연찬회에서 국민의힘 상황을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처럼 정당 내에 신의가 없으면 존립할 수 없다”며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 정당 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지만 서로 증오하거나 부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연찬회 참석은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직접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당대표가 아닌 원내대표가 보수 원로 초청을 주도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보수 통합 행보조차 이끌지 못했다는 리더십 비판과 함께 정 원내대표의 ‘장동혁 견제’ 및 ‘차기 당권 포석’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  결과적으로 장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연설을 듣던 장 대표가 눈시울을 붉힌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전언도 있다.

민주당이 사법·선거관리제도 개혁과 주요 국정과제의 신속한 입법을 예고하고 국민의힘이 법치 수호와 정부 실정 부각을 대여투쟁의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는 법안과 예산안, 국정감사를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의 김민석·정청래 노선 갈등과 국민의힘의 당권파·비주류 대립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도 정기국회 100일 동안 각 당의 입법·투쟁 동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