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신협의 건전성 회복에 고삐를 죈다.

신협중앙회는 상반기 신용사업 적자를 이어간 가운데 연체율도 다시 상승했다. 고 회장은 하반기 부실채권(NPL) 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별도의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부실채권 정리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싣는다.
 
신협 적자 탈출 더딘데 건전성도 뒷걸음, 고영철 부실채권 관리 강화 '고삐'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신협의 건전성 회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신협중앙회>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신협은 올해 상반기 신용사업에서 순손실 1958억 원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 3379억 원의 순손실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1421억 원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협의 신용사업 적자가 이어진 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여신 정리와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 영업이 제약을 받은 점도 수익성 회복을 더디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신협은 상반기 건전성 부담도 다시 커졌다.

신협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6.10%로 지난해 말 4.83%보다 1.27%포인트 상승했다. 새마을금고(1.26%포인트), 수협(1.10%포인트), 산림조합(0.92%포인트), 농협(0.60%포인트) 등 다른 상호금융권 금융사와 비교해 같은 기간 가장 크게 악화했다.

부실여신 비중도 늘었다.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5.78%에서 6.44%로 0.66%포인트 높아졌다.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보여주는 순자본비율 역시 지난해 말 6.32%에서 올해 6월 말 6.21%로 0.11%포인트 낮아졌다.

상호금융권은 통상 상반기 연체율이 상승하다가 하반기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 건전성 관리가 집중되면서 연말에는 다시 낮아지는 흐름을 보인다.

신협 역시 지난해 6월 말 8.36%까지 높아졌던 연체율을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통해 연말 4.83%까지 낮췄다. 올해 6월 말 연체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올해 들어 연체율 상승폭이 다른 상호금융기관보다 컸다는 점에서 하반기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취임한 고 회장에게는 하반기 연체율을 다시 끌어내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 회장은 올해 초 취임한 뒤 조합의 경영 정상화와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 정비에 힘을 쏟아왔다.

현장 중심의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해 일선 조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국회와 금융당국 등 정책 관계자들과 소통을 확대하며 규제 개선과 경영 여건 개선 등 신협이 안고 있는 주요 현안을 풀어가는 데 주력했다.

부실채권 정리 역량을 높이기 위한 관리체계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협중앙회의 부실채권 매입·관리 전문 자회사 KCU NPL대부는 최근 이종성 신임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유럽 최대 금융그룹 BNP파리바를 거쳐 연합자산관리(유암코)에서 부실채권 투자·관리 경험을 쌓은 NPL 전문가로 꼽힌다. 

고 회장은 부실채권 정리 채널을 넓히기 위한 별도의 신협자산관리회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개정 신용협동조합법 시행에 맞춰 10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신협자산관리회사는 개별 조합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매입해 관리·회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KCU NPL대부가 대부업 관련 규제에 따른 총자산 한도 등으로 부실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데 제약이 있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신협자산관리회사는 이 같은 제약을 받지 않아 보다 탄력적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고 필요하면 신협 예금자보호기금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신협자산관리회사가 본격 가동되면 조합의 부실채권 정리 여력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자산을 보다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되면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신협 적자 탈출 더딘데 건전성도 뒷걸음, 고영철 부실채권 관리 강화 '고삐'

▲ 신협중앙회는 부실채권 정리 채널을 넓히기 위해 신협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지역 조합원 및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신협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고 회장이 힘을 싣는 과제로 꼽힌다.

신협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신협 포용금융 비전 선포식’을 열고 중·저신용자와 저소득자 등을 대상으로 매해 1조 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포용금융 확대에 따른 일선 조합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신협 포용금융지원기금’도 조성한다. 원금 보전과 이차보전 등을 통해 포용금융 공급을 뒷받침하면서 건전성도 함께 관리한다는 취지에서다.

고 회장은 이날 포용금융 비전 선포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함께하는 금융, 포용하는 신협’이라는 비전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가겠다”며 “국회 및 금융당국과 협력해 포용금융과 건전성, 지속가능성이 조화를 이루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