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의 승부수로 행정절차 압축을 통한 ‘최단기’ 착공모델을 제시했다. 실행력을 높여 공급대책의 태생적 한계인 발표 시점과 입주 사이에 ‘시차’를 줄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이번 '8·13대책'의 효과는 정부가 내세운 ‘37개월 착공모델’의 현실화를 위한 정부와 지역사회 사이의 샅바 싸움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8·13대책은 신규 주택공급 지역 발표보다는 기존 대책의 실행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수도권에 23만 호 이상을 착공 기준으로 추가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계획을 내놨다. 2030년 이전 착공 물량만 고려하면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내놓은 기존 공급 계획에 약 12만 호 정도가 더해진다.
이 가운데서 약 7만3천 호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대상 지역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을 비롯해 경기도 남양주시 도심역 인근, 경기도 광주시 경기광주역 인근 등의 2만7천 호만 이번 계획에 새로 포함됐다.
국토부는 그보다 공공택지의 착공에 걸리는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절차 병행과 빠른 인허가 등을 통한 절차 압축으로 착공을 앞당긴다는 것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공급방안은 공급 물량 확대뿐 아니라 공급 속도의 획기적 혁신으로 정책 발표와 공급 사이 시차를 최소화해 수급 불일치에 따른 집값 불안을 완화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기존 대책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착공 기간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만큼 시장에서는 현장의 실제 적용 여부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에 “정부에서 제시된 단축기간이 상당한 만큼 이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정부 대책을 일부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과천 경마장 등 기존 공공주택지구 대상지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앞으로 추이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내세운 ‘37개월 착공 모델’의 현장 적용에 걸림돌이 되는 주요 요인으로는 지역 반발 등 현장 변수가 꼽힌다.
윤석열정부가 2년 전인 2024년 11월 그린벨트를 해제한 뒤 공공주택지구가 된 서리풀지구가 대표적이다. 강남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서초구 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1지구와 2지구에서 모두 약 2만 호 공급이 계획됐다.
하지만 정부의 8·13대책 발표 당일에도 서리풀 2지구 내 송동마을이 보도자료를 내고 ‘보상이 아닌 보존’을 요구하며 정부 방침에 반대 의견을 냈다. 성당과 송동마을, 식유촌, 핵심 생태 문화구간을 대상 지역에서 제외하도록 계획을 수정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하라는 요구가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초 1·29대책을 통해 발표한 과천 경마장 부지 개발 계획도 지역사회 반발을 맞닥뜨린 상황이다. 한국마사회 노조와 과천시, 과천시민 모두가 생활터전 이동과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높다.
비슷한 ‘절차 압축’ 모델인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역시 현장 반발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재건축 과정을 지원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하지만 주민 사이 갈등 등 현장 변수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서울시는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등의 추가 제도를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촉진했다는 점을 내세워 왔지만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신통기획의 실제 착공 실적이 없다시피 하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정부도 이날 8·13대책을 발표하며 이같은 지역사회 반발을 비롯한 현장 변수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이날 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37개월은 표준 모델로 제시한 것이고 주민의 강력한 반발이 있다면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보상에 응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마련해 반대를 최소화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지역사회는 물론 지방정부와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 8·13대책의 핵심 후속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의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윤덕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신규 공공택지에 서울시 그린벨트가 포함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대조된다.
국토부는 이날 8·13대책을 통해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서울 인접 수도권 그린벨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를 놓고 신규 공공주택 지구 발표 전까지 투기 방지를 위해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거래를 미리 제한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추가 신규 공공택지에 그린벨트가 포함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이 브리핑에서 나오자 “시장이 민감히 반응할 수 있어 신중히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대답하며 그린벨트를 공공택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장관은 이어 "7만3천 호 물량은 이미 지방정부와 협의가 끝난 상태로 행정 실무 절차 때문에 공개만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
다만 정부가 내놓은 이번 '8·13대책'의 효과는 정부가 내세운 ‘37개월 착공모델’의 현실화를 위한 정부와 지역사회 사이의 샅바 싸움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13일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에 참석했다. <국토교통부>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8·13대책은 신규 주택공급 지역 발표보다는 기존 대책의 실행력 강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수도권에 23만 호 이상을 착공 기준으로 추가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계획을 내놨다. 2030년 이전 착공 물량만 고려하면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내놓은 기존 공급 계획에 약 12만 호 정도가 더해진다.
이 가운데서 약 7만3천 호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대상 지역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을 비롯해 경기도 남양주시 도심역 인근, 경기도 광주시 경기광주역 인근 등의 2만7천 호만 이번 계획에 새로 포함됐다.
국토부는 그보다 공공택지의 착공에 걸리는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절차 병행과 빠른 인허가 등을 통한 절차 압축으로 착공을 앞당긴다는 것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공급방안은 공급 물량 확대뿐 아니라 공급 속도의 획기적 혁신으로 정책 발표와 공급 사이 시차를 최소화해 수급 불일치에 따른 집값 불안을 완화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기존 대책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착공 기간이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만큼 시장에서는 현장의 실제 적용 여부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에 “정부에서 제시된 단축기간이 상당한 만큼 이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며 "정부 대책을 일부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과천 경마장 등 기존 공공주택지구 대상지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앞으로 추이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국토부는 이날 대책에서 공공택지 조성단계별 소요기간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해 발표 뒤 37개월 내에 착공하는 프로세스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윤석열정부가 2년 전인 2024년 11월 그린벨트를 해제한 뒤 공공주택지구가 된 서리풀지구가 대표적이다. 강남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서초구 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1지구와 2지구에서 모두 약 2만 호 공급이 계획됐다.
하지만 정부의 8·13대책 발표 당일에도 서리풀 2지구 내 송동마을이 보도자료를 내고 ‘보상이 아닌 보존’을 요구하며 정부 방침에 반대 의견을 냈다. 성당과 송동마을, 식유촌, 핵심 생태 문화구간을 대상 지역에서 제외하도록 계획을 수정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하라는 요구가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초 1·29대책을 통해 발표한 과천 경마장 부지 개발 계획도 지역사회 반발을 맞닥뜨린 상황이다. 한국마사회 노조와 과천시, 과천시민 모두가 생활터전 이동과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높다.
비슷한 ‘절차 압축’ 모델인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역시 현장 반발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 재개발·재건축 과정을 지원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하지만 주민 사이 갈등 등 현장 변수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서울시는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등의 추가 제도를 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촉진했다는 점을 내세워 왔지만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신통기획의 실제 착공 실적이 없다시피 하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정부도 이날 8·13대책을 발표하며 이같은 지역사회 반발을 비롯한 현장 변수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이날 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37개월은 표준 모델로 제시한 것이고 주민의 강력한 반발이 있다면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보상에 응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마련해 반대를 최소화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지역사회는 물론 지방정부와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 8·13대책의 핵심 후속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의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윤덕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신규 공공택지에 서울시 그린벨트가 포함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대조된다.
국토부는 이날 8·13대책을 통해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서울 인접 수도권 그린벨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를 놓고 신규 공공주택 지구 발표 전까지 투기 방지를 위해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거래를 미리 제한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추가 신규 공공택지에 그린벨트가 포함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이 브리핑에서 나오자 “시장이 민감히 반응할 수 있어 신중히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대답하며 그린벨트를 공공택지로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장관은 이어 "7만3천 호 물량은 이미 지방정부와 협의가 끝난 상태로 행정 실무 절차 때문에 공개만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