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민간단체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나스닥 상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13일 논평을 통해 "솔리다임이 만약 나스닥에 상장하면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5단 중복상장 케이스다"라며 "5단 중복상장을 통한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논의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 나스닥 상장하면 5단 중복상장, 상장 논의 중단해야"

▲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13일 논평을 통해 5단 중복상장을 통한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SK그룹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사업을 총괄하는 AI컴퍼니 출범을 추진하는 가운데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솔리다임은 최근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되는 기업설명(IR) 업무 총괄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거버넌스포럼은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계열사를 통해 솔리다임을 지배하는 구조여서, 솔리다임이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국내외에서도 드문 5단계 중복상장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SK스퀘어-SK하이닉스-SK하이닉스 NPSC-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5단 중복상장은 지배구조의 복잡성을 더욱 키우고 일반주주의 이해관계와 지배주주의 이해관계 사이의 괴리를 확대할 수 있다"며 "최상위 지주회사의 지배주주는 현금흐름 중 극히 일부만을 수취하기에 주주환원을 통한 효율적 자본배치나 투자 시 경제적 위험을 신중히 고려하기보다는, 일단 사업을 추가로 확장해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거나 사익편취·터널링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인센티브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 현금배당의 극히 작은 부분을 수취하지만 1~5단 모든 단계의 기업 경영진을 임명하고 이사회를 통제한다"며 "얼마 되지도 않는 배당을 받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더욱 큰 '사회적 영향력'에 도취되는 구조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포럼은 SK하이닉스 이사회에 솔리다임의 중복상장 가능성과 관련한 일반주주 이익 보호 방안을 공식 안건으로 다룰 것을 요구했다.

특히 독립이사들이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이해관계와 별개로 주주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5단으로 중복상장 구조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기존의 중복상장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지배구조를 축소·개편하는 로드맵을 투자자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