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민정 이니스프리 대표이사가 모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에 발을 맞추고 있다. 

1세대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지역별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글로벌 리밸런싱' 기조에 맞춰 서구권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니스프리' 글로벌 브랜드 전환 기대감, 최민정 아모레퍼시픽 전략에 발 맞춘다

▲ 최민정 이니스프리 대표이사(사진)가 1세대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진 '이니스프리'의 서구권 시장 안착을 주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10일 아모레퍼시픽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회사는 지난해부터 각 브랜드의 비효율 매장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 역시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와 중국 매장을 중심으로 채널 효율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이니스프리가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024년 2246억 원에서 2025년 2098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 원에서 133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과 관련된 지급수수료와 유통수수료 등 주요 비용이 각각 100억 원가량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매장 축소 효과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비용 여력은 해외의 핵심 시장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법인을 통해 제품을 공급·유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2025년 미국과 캐나다, 일본 법인으로의 공급한 매출이 2024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법인은 99억 원에서 199억 원, 캐나다는 17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각각 2배 수준으로 성장했고, 일본 역시 45억 원에서 124억 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를 해석하면 이니스프리는 기존 국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로드숍 구조에서 벗어나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유통망을 기반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해외 주요 시장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략을 추진하는 인물은 바로 최민정 대표다.

최 대표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전략실 디비전장 출신으로 2021년 1월 에스쁘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가 2022년 8월 이니스프리 수장에 올랐다. 3년 임기였는데 지난해 8월 연임에 성공했다.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만큼 연속성을 부여해 브랜드 전략 변화도 성공적으로 완수하라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고 볼 수 있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지난해부터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핵심 시장 육성'을 강조해오고 있는 만큼 이를 추진하기 위해 사업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계속 활용했다고도 해석된다.
 
'이니스프리' 글로벌 브랜드 전환 기대감, 최민정 아모레퍼시픽 전략에 발 맞춘다

▲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 이니스프리는 기존 국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로드숍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의 무게중심을 해외 주요 시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다만 이니스프리는 '라네즈'나 '에스트라' 등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주력 브랜드와 비교하면 아직 서구 시장에서 입지를 확립한 단계는 아니다. 이에 따라 향후 성과를 검증해야 하는 ‘육성 단계’ 브랜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역시 각 시장에서 이니스프리의 시장 안착 가능성을 확인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신제품 '그린티 세라마이드'가 미국 시장에서 초기 반응이 양호하다고 밝히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럽에서의 사업 역시 신규 멀티판매숍 채널에 진출하며 핵심 제품군의 입지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최근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은 글로벌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해외 유통 파트너십 강화와 다양한 사업 시도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니스프리의 서구권 시장 안착 과정에서 외부 변수도 함께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니스프리가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법인에 올린 매출은 현지 소비자 판매 실적과는 구분된다. 해외 법인이 제품을 먼저 매입하는 구조인 만큼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즉시 이니스프리의 인식되지만 최종 판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해당 물량은 재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서구권 공략과 관련해 "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미주·유럽 지역에서 유통사의 보수적 매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채널 진입이 지연되며 서구권 매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