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뒤 '1조 달러' 주식 시장에 풀리나, 초기 투자자 차익실현 변수

▲ 스페이스X가 상장한 뒤 초기 투자자들이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데 속도를 내며 주가에 하방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상장 주관사들이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페이스X 사옥. [사진=연합뉴스 제공]

[비즈니스포스트] 스페이스X 상장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이 초기 투자자 지분 매도에 따른 주가 변동을 우려해 이를 순차적으로 처분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수 개월에 걸쳐 1조 달러(약 1476조 원) 규모의 주식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잠재 투자자들에 분명한 리스크로 꼽힌다.

미국 경제정책 전문지 세마포어는 10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상장 주관사들은 벌써부터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956조 원)를 목표로 이르면 6월 중 상장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조달하려는 자금은 750억 달러(약 111조 원) 안팎으로 파악됐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이지만 스페이스X의 전체 주식 수와 비교하면 5% 미만에 그친다.

세마포어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전체 지분의 20% 이상이 신주로 발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스페이스X 지분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 초기 투자자들이 막대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세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시장에 풀리는 주식 물량이 급증해 주가가 떨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약 18년 전부터 외부 투자를 받아온 데다 시가총액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자들이 천문학적 수준의 차익을 거두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마포어는 “보통 수 개월에 이르는 기존 주주들의 스페이스X 주식 보호예수(lock-up) 기간이 끝나면 수천억 달러 규모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며 “이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스페이스X 상장 주관사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초기 투자자들이 보호예수 기간 종료 전부터 순차적으로 지분을 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시점에 주가 및 거래량이 기준치를 충족해 대량의 지분 매도가 주가에 미칠 영향이 비교적 적다고 판단되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세마포어는 이를 통해 최대 1조 달러치에 이르는 스페이스X 주식이 보호예수 기간 종료 뒤 한꺼번에 풀리는 대신 순차적으로 시장에서 매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스페이스X 상장 뒤 주가에 하방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세마포어는 과거 중국 알리바바의 대규모 상장 뒤에도 유사한 방식의 순차적 차익 실현 방식이 도입됐지만 대주주인 야후의 지분 매도 가능성 때문에 보호예수가 풀리기 직전 주가가 급락했던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가 상장한 뒤에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반복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세마포어는 스페이스X 지분 약 4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론 머스크 CEO가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도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