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란 전쟁 충격으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가 100조 원 이상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히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워 귀추가 주묵된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유동성 장치를 병행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통화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4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필요시 이미 마련된 회사채·CP 시장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한 '100조원 플러스알파'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 확대 등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천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최대 60조9천억 원 규모의 PF사업자 보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단순한 현금 살포라기보다 비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고 PF 사업자에 보증을 제공하는 등 시장의 신용 경색을 막기 위한 '방어막' 성격이 강하다. 2022년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자 정부 당국이 마련한 조치로,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이를 2026년에도 지속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시장 안전판'으로 규정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년중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안정프로그램이 비우량 회사채·CP를 중심으로 약 11조8천억 원을 신규 매입하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외부 환경이다. 최근 이란 사태와 전 세계 원유 20%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평균 수준에서 80% 상승한 배럴당 최대 108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이날 한때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유가·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부터 6회 연속 연 2.50%로 동결하며 신중한 통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한은은 물가와 환율 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완화나 긴축 모두 부담이 크다는 판단 아래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관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유동성 확대 장치를 가동할 경우 한은과 '정책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화당국이 환율 변동성 등을 고려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유동성 공급 카드를 강조하면 금리 하방 및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안정 조치를 완화적 통화정책과 같은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당 조치는 기준금리 조정과는 달리 채권 등 특정 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총 수요를 직접 자극하는 정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100조 원은 총 투입 한도 금액으로 금융위원회는 이를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파고 속에서 정부의 100조 원 카드가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낮추는 안전판으로 작동하며 통화정책과 긴장을 빚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를 차단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집행 방식과 한은과의 정책 공조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전날 회의에서 "중동지역 불확실성에도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은 견조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고, 우리 정부는 충분한 정책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 보다는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금융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재경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이 긴밀히 공조하면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유동성 장치를 병행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통화 기조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4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필요시 이미 마련된 회사채·CP 시장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위한 '100조원 플러스알파'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 확대 등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채권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천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최대 60조9천억 원 규모의 PF사업자 보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단순한 현금 살포라기보다 비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고 PF 사업자에 보증을 제공하는 등 시장의 신용 경색을 막기 위한 '방어막' 성격이 강하다. 2022년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자 정부 당국이 마련한 조치로,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이를 2026년에도 지속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시장 안전판'으로 규정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금년중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안정프로그램이 비우량 회사채·CP를 중심으로 약 11조8천억 원을 신규 매입하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외부 환경이다. 최근 이란 사태와 전 세계 원유 20%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평균 수준에서 80% 상승한 배럴당 최대 108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이날 한때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유가·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7월부터 6회 연속 연 2.50%로 동결하며 신중한 통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한은은 물가와 환율 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완화나 긴축 모두 부담이 크다는 판단 아래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관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유동성 확대 장치를 가동할 경우 한은과 '정책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화당국이 환율 변동성 등을 고려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유동성 공급 카드를 강조하면 금리 하방 및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안정 조치를 완화적 통화정책과 같은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해당 조치는 기준금리 조정과는 달리 채권 등 특정 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총 수요를 직접 자극하는 정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100조 원은 총 투입 한도 금액으로 금융위원회는 이를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파고 속에서 정부의 100조 원 카드가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낮추는 안전판으로 작동하며 통화정책과 긴장을 빚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를 차단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집행 방식과 한은과의 정책 공조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전날 회의에서 "중동지역 불확실성에도 우리 경제 및 금융시장은 견조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고, 우리 정부는 충분한 정책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 보다는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금융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재경부,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이 긴밀히 공조하면서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