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시장과 금융당국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사외이사진에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을 영입한다.

박 전 행장은 은행업계에서 40년 넘게 쌓은 경력은 물론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경험을 지닌 인사다. 박 전 행장이 신한금융 경영 전반에 대한 조언은 물론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도 역할을 할 가능성이 나온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선진화 요구 속 꺼내든 박종복 카드, 글로벌 스탠다드 경험 접목한다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합류한다. <신한금융그룹>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가 외국계 은행 한국인 CEO 출신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것은 신한금융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신한금융이 전날 발표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는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이 이름을 올렸다.

박 후보자는 은행업계에서만 40여년을 일했고 이 가운데 10년 동안 은행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은행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끌어올린 성과를 냈다. 은행장에서 퇴임한 뒤에는 SC제일은행 고문으로 활동하며 최근까지도 금융산업 현안과 접점을 유지해 왔다.

이사회 내 은행업 전문성을 더해줄 박 후보자의 역할에 자연스럽게 기대가 실리는 이유다.

신한금융은 “은행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추진 사업에 통찰력 있는 제언이 기대된다”며 “자본시장 전문성을 갖춘 최영권 이사에 더해 박종복 후보자가 합류하면 은행업과 자본시장을 아우르는 균형 있는 조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신한금융 사외이사로 합류하는 것은 사업적 조언 기대감을 넘어 선진적 지배구조 경험을 접목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SC제일은행은 글로벌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SC) 계열 외국계은행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선진적 지배구조를 갖춘 곳으로 꼽힌다.

10년치 주주총회 의사록을 공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배구조 보고서에 차기 행장 후보군의 이력과 성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등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과 승계 절차를 확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SC제일은행은 2022년 말 한국ESG기준원 ‘지배구조 명예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역대 두 번째 선정이면서 금융회사 가운데 처음이었다. SC제일은행은 그 뒤 2024년까지 3년 연속 지배구조 명예기업에 올랐다.

시중은행 가운데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을 발탁한 곳도 SC제일은행이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요구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박 후보자 영입은 신한금융의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도 해석될 수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선진화 요구 속 꺼내든 박종복 카드, 글로벌 스탠다드 경험 접목한다

▲ 신한금융지주가 이사회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은 박 후보자를 두고 “글로벌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실질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한금융이 이번 이사회 구성에서 전문성 다각화와 성별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전날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의 임승연 교수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재무·회계 전문가였던 윤재원 이사의 임기 만료로 발생하는 전문성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다.

임 후보자가 합류하면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 4명을 유지하게 된다. 금융권 최고 수준의 성별 다양성을 이어가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의결 과정을 거쳐 사외이사 후보들을 최종 선임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