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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왼쪽)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6년 산별중앙교섭위원 상견례 및 교섭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광구 우리은행장. <뉴시스> |
민간은행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14곳은 은행연합회의 주관 아래 외부 컨설팅회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의 핵심인 개인의 성과평가지표 개발을 맡겼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개인의 성과평가지표 구성을 끝내면 시중은행들의 인사평가체계 가이드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르면 7월 안에 컨설팅 결과를 받아 이를 기반으로 은행노조와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된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 이 태스크포스팀은 4월에 국민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개인평가제도인 ‘자가진단 서비스’ 도입의 찬반 여부를 포함한 인사평가제도 개편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5월 기자간담회에서 “성과주의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없다”며 “가장 중요한 곳은 NH농협은행”이라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시중은행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시중은행들이 이를 감안해 먼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임 위원장은 2일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가 모든 금융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민간 은행 등도 생존하려면 성과연봉제 도입을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관련 협의를 더욱 빠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금융공공기관 가운데 성과연봉제를 반영한 개인평가체계 구축을 비교적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의 성과연봉제 도입 준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상대적으로 비슷한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성과연봉제 도입의 기준점으로 평가된다.
기업은행은 과장·차장급 직원들로 개인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평가 결과를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연봉에 반영할 방침을 세웠다. 시중은행은 과장·차장급 직원들에 대해 기본급에 성과급을 일부 반영한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민간은행들이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시중은행 노사는 2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2차 산별교섭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금융공공기관과 달리 시중은행은 노조의 동의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어렵다”며 “시중은행은 9월까지 진행되는 산별교섭 결과에 따라 향후 성과연봉제 추진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금융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항의해 9월23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시중은행 노조도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