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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 투자할 곳 많은데 부채 늘어, 이용욱의 재무 솜씨 주목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6-04 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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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의 부채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계획된 투자는 남아있다.

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이 재무 전문가로서 솜씨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SK머티리얼즈 투자할 곳 많은데 부채 늘어, 이용욱의 재무 솜씨 주목
▲ 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4일 SK머티리얼즈에 따르면 SK그룹이 설립하는 일본 투자법인의 지분 25%를 인수하기 위한 1차 투자를 6월 안으로 집행한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투자법인이 일본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사업기회를 물색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투자는 50억 엔(510억 원가량) 규모로 진행된다. 그룹 지주사 SK와 SKC, SK실트론이 함께 투자에 참여해 같은 금액을 출자한다.

SK머티리얼즈는 이 투자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SK머티리얼즈가 현금을 많이 보유하는 회사가 아닌 만큼 자체적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SK머티리얼즈는 1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62억 원 보유했다. 연결기준으로 따져도 885억 원에 그친다.

일본 투자법인에는 앞으로 500억 원가량 추가적 자금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투자업계에선 이용욱 사장이 선제적으로 채권시장을 찾을 공산이 크다고 바라본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SK하이닉스의 선례를 따라 ESG채권을 선택해 금리를 낮추려 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SK머티리얼즈가 이미 상당한 부채 부담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2015년 말 태양광 웨이퍼용 점착가스회사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인수해 자회사 SK머티리얼즈로 삼았다. 이후 SK머티리얼즈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전문회사로 변모했다.

SK머티리얼즈는 다른 회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삼거나 합작법인 설립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옛 SK에어가스, 산업가스), SK머티리얼즈리뉴텍(옛 한유케미칼, 탄산계열 반도체소재), 일본 트리케미칼과 설립한 합작사 SK트리켐(반도체용 전구체), 일본 쇼와덴코와 만든 SK쇼와덴코(반도체용 특수가스)가 대표적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1월 SK머티리얼즈 대표에 오른 뒤 투자를 통한 성장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2020년 2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옛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인수와 2020년 11월 일본 JNC와의 합작법인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올레드소재) 설립 투자결정을 내렸다.

SK머티리얼즈는 단순히 몸집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 창출능력을 안정화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5년 1128억 원에서 2020년 2339억 원으로 2배 늘었는데 이 기간 연 영업이익이 단 한 해도 감소하지 않았다.

그러나 SK머티리얼즈는 잇따른 투자의 반대급부로 차입금 부담을 안았다.

SK머티리얼즈는 연결기준 차입금이 2015년 말 2003억 원에서 2020년 말 1조4906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76.7%에서 303.9%까지 뛰었다.

심지어 SK머티리얼즈는 아직 계획이 세워진 투자가 남아있다. 자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내년까지 4천억 원에 이르는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의 포토레지스트 설비투자와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의 올레드소재 생산설비 투자계획도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앞으로 외부 차입과 관련한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모두 SK머티리얼즈의 재무부담 완화 여부를 신용등급 평가의 주요 점검사항으로 꼽고 있다.

다만 두 신용평가사는 아직 SK머티리얼즈 신용등급을 낮추지는 않고 있다. SK머티리얼즈가 매출 규모 대비 우수한 현금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550억 원을 거뒀는데 이 기간 순현금흐름이 28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는 인수 및 투자를 통해 양호한 이익 창출능력을 보이고 있다”며 “신용등급 평가에서 현금흐름 창출을 통한 차입금 감축 여부와 이에 따른 재무 안정성 개선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의 재무적 부담이 신용평가업계의 점검대상에 오른 만큼 이용욱 사장으로서는 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안정화에도 힘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신용등급 강등은 곧 자금을 조달할 때 금리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SK머티리얼즈 투자할 곳 많은데 부채 늘어, 이용욱의 재무 솜씨 주목
▲ SK머티리얼즈 경북 영주공장의 전경. < SK머티리얼즈 >

SK머티리얼즈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지 않는 대신 해마다 채권시장을 찾아 사업자금 조달과 리파이낸싱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리파이낸싱이란 낮은 금리로 신규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이자부담도 줄이는 재무구조 재구축 작업을 말한다.

해마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만큼 금리 상승은 SK머티리얼즈의 재무구조 안정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사장은 SK그룹 지주사 SK의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실장과 투자2센터(옛 PM2부문)장을 거쳐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에 올랐다.

반도체소재사업의 전문가라기보다는 경영전략과 재무에 강점을 보유한 대표이사에 가깝다고 평가받는다.

SK머티리얼즈는 SK실트론(반도체 웨이퍼), SKC(웨이퍼 회로식각용 블랭크마스크)와 함께 SK그룹 반도체사업에서 소재 공급책 역할을 한다.

그룹의 반도체 ‘맏형’인 SK하이닉스가 앞서 5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2배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는 등 사업 확대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SK머티리얼즈가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만큼 이 사장도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는 우수한 현금 창출능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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