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을 따내기 위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 회장은 유통·관광분야의 중소·중견기업과 함께 면세점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시내면세점을 경영한 경험이 없는 점을 보완하고 중소기업 협력과 관련한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따려고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2일 합작법인 ‘현대DF’를 설립하고 중소·중견그룹과 협력해 시내면세점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시내면세점사업에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킨 것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합작회사에 관광회사인 모두투어네트워크, 앰버서더호텔그룹의 국내계열사인 서한사, 인천지역 공항·항만·시내면세점을 운영하는 엔타스듀티프리, 개성공단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아산, 패션·잡화회사인 에스제이듀코와 제이앤지코리아 등이 참여한다.

합작법인 ‘현대DF’ 지분은 현대백화점이 50%,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출자한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네트워크가 17%를 나눠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지분 13%는 엔타스듀티프리, 서한사, 현대아산, 제이엔지코리아, 에스제이듀코가 나눠 갖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DF의 초기자본금을 100억 원에서 앞으로 15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면세점 운영능력을 높이고 이익을 공유하고 이사회 운영을 투명하게 해 비즈니스 상생 협력모델을 구현하려고 한다”며 “상생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시대흐름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에 같이 참여한 기업들이 면세점사업과 연관성이 큰 사업을 하고 있어서 향후 시너지도 커질 것으로 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정했다.

관세청은 업체들로부터 6월1일까지 서울 시내면세점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오는 7월 2개는 대기업에게, 1개는 중견기업에게 준다.

관세청이 밝힌 평가기준을 보면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가 150점, 상생협력 노력이 150점으로 총점의 30%를 차지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